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지역 담당

최재기 취재부 부장 / 천안지역 담당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구본영 전 천안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중도낙마한 시점인 지난해 말 두정동에 사무실을 차렸다.

'당선 무효형 대법원 판결'의 잉크가 마르지도 않은 상황이다. 왜일까. 이런 행보에 정치권은 물론 공직사회가 놀랍다는 표정이다.

사무실을 찾는 대다수 사람들이 구아모 회원, 은혜(승진)를 입은 천안시청 퇴임 간부들이라는 점에서 수상쩍다.

구 전 시장의 최측근은 “ ‘천안시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봉사로 갚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하고 계셨다. 봉사를 위해 사무실을 낸 것 뿐”이라며 지나친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

천안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치적 행보가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뒷방 정치하려는 것이다’, ‘자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 줄 세우기냐’, ‘사면과 시장 재출마를 위한 준비 사무실이냐’ 등등 말들이 무성하다.

실제로, 민주당 천안시장 주자들은 너도나도 구 전 시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구아모(구본영을 사랑하는 모임)의 힘이 당내 경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 전 시장의 사면이 2년 이내에 가능한지 물어오는 시청직원도 여럿이 있었다.

구 전 시장은 이임식에서 “저를 믿어준 천안시민과 공직자들에게 송구하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부덕이고 불찰”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담은 인사말을 했다.

천안시민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남아있다면,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말고 오직 봉사에만 전념하길 바란다.

설사, 사면으로 피선거권이 복권돼 2022년 지방선거에 재 도전에 나서더라도 그를 뽑아줄 천안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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