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3명‧인솔교사 1명 고종황제 특사역 맡아 각종 체험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헤이그 특사’였던 이상설 선생이 북간도 용정에 설립한 ‘서전서숙’의 역사성을 계승한 충북 진천 서전고 학생들이 헤이그특사의 발자취를 찾아 네덜란드로 떠났다.

28일 서전고에 따르면 학생 3명이 고종황제의 헤이그특사 역을 맡고, 인솔교사 1명이 외국인으로서 제4특사 역할을 한 헐버트 역을 맡아 체험활동을 하게 된다.

이들은 헤이그특사들의 당시 발자취를 따라 가며 각종 활동 내용을 학교 홈페이지와 SNS에 올릴 예정이다.

서전고는 지난해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다시 외치는 대한독립 프로젝트’를 연중 펼쳐 다양한 독립운동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이 활동에 적극 참여했던 학생들 가운데 3명(김지담‧윤지수‧안세빈)을 선발해 ‘헤이그탐방 특사단’을 꾸렸다. 이들은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5박 6일간 헤이그에서 특사들의 행적을 그대로 따라갈 예정이다.

113년 전 헤이그특사들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처음 도착한 헤이그 역(현 덴하흐HS 역)을 비롯해 특사들이 묵었던 드용(de Jong)호텔(현 이준열사기념관), 만국평화회의가 개최됐던 왕궁 기사홀(Ridderzaal. 현 네덜란드 국회의사당) 등을 차례로 찾는다.

또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이상설이 작성한 ‘공고사’ 등 특사들의 문서를 보관한 네덜란드 국립문서보관소, 일제의 방해로 평화회의장 참석이 거절된 후 장외 언론투쟁을 벌였던 국제기자클럽 장소를 둘러본 뒤 마지막으로 이준열사 묘적지에 헌화하고 참배한다.

특히 ‘헤이그탐방 특사단’ 3명은 탐방 기간 동안 이상설(전 의정부참찬) 역, 이준(전 평리원검사) 역, 이위종(주러한국공사관 참서관) 역을 각각 맡고 인솔교사는 고종황제 제4 특사였던 헐버트 역을 맡아 ‘헤이그탐방 특사’로서의 ‘임무’인 현지 체험활동을 수행한다.

113년 전 헤이그특사들이 드용 호텔에 태극기를 게양하면서 더 이상 ‘밀사’가 아닌 ‘특사’로서 공개적 활동을 시작했듯이 탐방 특사단도 투숙하는 호텔방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관련 사진을 서전고 홈페이지에 올려 탐방 특사단의 일정을 알린다.

국제기자클럽이 있었던 장소에서는 그 당시 각국 기자들에게 을사늑약의 참상을 알린 ‘한국의 호소’를 영문으로 읽고 촬영해 SNS에 올리고 이준열사 묘적지에서는 이상설 선생이 남긴 추모시를 낭독한다.

일제는 1905년 11월 17일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내정을 장악하기 위해 을사늑약(한일협상조약)을 맺었다.

고종은 세계에 일제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40여개 나라 대표 225명이 참석하는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기대를 걸고 이상설‧이준‧이위종 등 3명을 특사로 임명해 ‘을사늑약은 대한제국의 뜻에 반하고 국제법(공법)을 따르지 않은 원천 무효’ 등의 내용을 담은 밀서를 건넸다.

세 특사는 1907년 6월 25일 헤이그에 도착해 각국 대표 등을 통해 만국평화회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국제기자클럽에서 ‘한국의 호소’를 발표하는 등 국제사회에 을사늑약의 부당함과 무효를 주장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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