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눈 내리지 않아 '애물단지'..."볏짚 바람막이, 예산 낭비 및 환경오염 초래"

청주시가 지난해 시범 설치한 플라스틱을 활용한 월동보호책.

[동양일보 한종수 기자]2018년 5억3000만원, 2019년 6억4000만원. 2년간 볏짚 구매에 청주시가 날려 버린 돈이다.

지난해는 물론 올해도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띠녹지 보호 등을 위해 설치한 볏짚 월동보호책이 무용지물이 됐다.

더욱이 볏집 월동보호책은 다음 달 철거 예정으로 이 애물단지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은 추가로 시민 부담이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사직대로 등 일부구간에 사업비 중 2.5% 1600만원을 들여 철거 후 소각 처리되는 볏짚 바람막이를,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고정형 월동보호책'을 시범 설치했다.

청주시는 해마다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됐던 띠녹지 월동보호에 볏짚을 사용하고 있다.

2018년에는 사업비 5억3000만 원을 들여 직지대로 외 67개 노선 띠녹지(총길이 87km)에 동절기 제설작업으로 인한 염화칼슘 등으로 부터 녹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볏집 월동보호책을 설치했다.

이 사업은 한시적으로 띠녹지에 볏짚을 이용한 바람막이를 설치해 겨울철 동해와 생육에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염화칼슘 등 제설제로부터 수목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에도 사업비 6억4000만원을 들여 직지대로 등 98개 노선 띠녹지(총길이 104km)에 이 사업을 시행했다.

해마다 설치와 철거가 반복되는 이 사업을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많지만 시는 볏짚을 고집했다.

2008년 사업비 1800만 원을 들여 이 사업을 첫 시작한 시는 2014년 통합 이후 지난 5년 간 30여억 원을 동계 띠녹지 조경수 보호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봄철 철거한 볏짚 바람막이는 소각 등을 통해 폐기물로 처리되면서 환경오염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동보호책과는 별개로 도로변 인도에 설치된 띠녹지는 그나마 보존상태가 양호하지만 주거.상업지역에 설치된 띠녹지 대부분은 이 곳을 무단 통과하는 주민들로 훼손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낭비의 전형인 이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시민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띠녹지 보호와 보식작업 등을 위해 현재 권역별로 설계 중"이라며 "올해부터는 재활용 등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월동보호책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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