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가, 졸업식 대목 앞두고 ‘직격탄’

졸업식을 앞둔 청주의 한 화원(사진 왼쪽)에는 꽃들이 팔리지 않아 그대로 있는 반면, 약국의 손세정제가 진열됐던 선반은 품절된 채 텅 비어있다.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따뜻한 겨울로 난방비 부담을 덜고 작황도 좋았던 화훼농가나 꽃집들이 졸업식 대목을 앞두고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마스크와 손세정제 제조·유통업체 등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졸업·입학식을 줄줄이 취소하거나 간소화하기로 한 반면, 감염예방 제품들은 갖다 놓기가 무섭게 품절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충북도내 19개 대학가운데 충청대(6일), 세명대(12~14일), 서원대(13일), 대원대(13일), 충북도립대(13일), 충북보건과학대(14일), 한국폴리텍대 청주캠퍼스(14일), 청주대(21일) 등 많은 대학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졸업식을 전면 취소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충북대(20일)와 중원대(21일) 등도 이번 주 안에 졸업식 취소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충북도교육청은 도내 초·중·고 졸업식을 강당이 아닌 각 학급에서 방송을 이용해 진행, 간소화 지침을 내린 상태다.

aT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설 연휴(1월24~26) 이후 졸업식을 앞두고 꽃다발, 꽃바구니 수요가 늘면서 절화(장미, 리시안사스, 안개, 프리지아, 튜립, 라넌큘러스 등) 관련 품목들이 전년동월대비 1.22% 다소 올랐다. 화훼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졸업식을 취소되거나 간소화 하고 있는 추세여서 본격적인 졸업시즌인 2월까지 호조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청주의 한 화원 대표는 “졸업식은 화훼농가나 꽃집에선 그야말로 대목인데 졸업식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면서 매출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며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길 바란다”고 하소연 했다.

이와 반대로 마스크, 손세정제 제조업체에선 주문이 밀려 전 직원이 야간작업에 동원되는 등 매출이 전년대비 두 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의 한 감염예방제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을 찾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감염공포가 사그라지지 않는 한 이러한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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