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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충남도와 충북도의 차이
동양칼럼/ 충남도와 충북도의 차이
  • 김영이
  • 승인 2020.02.04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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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동양일보 김영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중국 우한에서 송환된 교민들의 격리 생활시설을 둘러싸고 빚어진 사회적 갈등은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자신의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전염병 감염을 우려해 반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당연한 일이다. 반발하는 사람을 놓고 어느 누가 탓할 수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그들이 내 가족, 내 친척이라면 저리도 모질게 반대할 수 있었을까?

심지어 ‘오기만 해라 출입로 막겠다’, ‘충청도가 우습냐’, ‘천안 간다더니 우리가 호구냐’는 중앙 언론의 자극적인 제목을 본 많은 국민들은 더욱 허탈감에 빠졌다.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우한 교민들을 대승적으로 품으면서 성숙한 의식을 보여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더라도 마음 한 켠엔 동족으로부터 냉대와 배척을 당한 서운한 감정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을 것이다.

논란의 불씨는 언론이 지폈다. 중앙일보는 지난 1월28일 자 ‘전세기 철수 우한 교민 2주간 천안 2곳에 격리한다’고 단독 보도했다. 물론 ‘검토중’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정부의 공식발표 전에 특정지역 명을 거론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보도 이후 천안지역의 반발이 거셌고 다음 날인 29일 정부는 진천·아산지역 공무원 교육시설에 수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수용 능력, 의료시설 위치, 공항에서 시설과의 이동거리,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애초부터 천안으로 결정된 바 없었고, 검토됐던 천안교육시설은 아이들 이용시설이라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진천·아산 주민들은 트랙터· 경운기 등 농기구를 동원해 도로를 막고 현장을 방문한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폭언하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 이러한 행동은 많은 국민들 눈에 집단이기주의로 비쳐지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들 주민들이 비난받기에 앞서 더 큰 비난을 받을 대상은 언론이었다. 전염병 확산위기 상황에서 언론의 보도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사 한줄 한줄이 미치는 여파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의 공식발표 이전에 민감한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엄청난 파장을 가져 온 것은 반성해야 한다. 여기에 주민들이 반발한다고 해서 주민 입장만 대변하는 보도 태도 역시 지양했어야 했다.

재난상황을 엄중히 관리하기 위한 정부의 결정을 뒷받침해 더 큰 재앙을 막는데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주민 입장 대변에만 치우친 것이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이런 와중에 우한 교민을 대하는 충남도와 충북도의 상반된 태도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지난달 29일은 우한 교민 격리장소로 아산과 진천이 지정된 날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양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했다. 저런 식으로 반발하면 우한 교민들은 도대체 대한민국 어디 가서 격리 생활을 하라는 건지 냉대와 배타의 극치를 보여줬다. 감염병의 역내 전파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조치가 격리수용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던 거다. 단지 내 동네에만 오지 말라고 주장할 뿐이다.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한 상황에서 충남도는 양승조 지사가 나서 ‘수용’ 의사를 직접 밝혔다. 주민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민선 단체장으로서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양 지사는 “국가적 위기상황 앞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충남도의 생각”이라며 “주민 여러분의 우려와 염려가 크시겠지만 정부와 방역당국을 믿고 힘을 모아 신속하게 대처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술 더 떠 양 지사는 우한 교민들의 임시생활시설 인근에 현장 집무실과 숙소를 마련하고 주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충북도는 김장회 행정부지사가 나섰다. “진천으로 올 교민 임시생활시설과 관련해 당초 천안으로 ‘결정’했다가 천안시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진천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 임시생활시설로 부적합하므로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 말대로라면 충북도가 어느 나라 지방정부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팩트도 틀렸다. 정부는 천안으로 ‘결정’한 바 없다고 했다. 충북도 발표가 사실이라면 정부가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 친 셈이다. 국가 재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민 반발만을 의식한 매우 미숙한 행정이 아닐 수 없다.

“격리시설 옆에 사무실을 차리신 양승조 충남지사의 리더십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 이낙연 전 총리의 말, 틀린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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