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등에 사과…프리랜서 근무환경 개선 등 약속 유족 측 “명예회복 위해 사측 상대 소송 이어가겠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청주방송(CJB)이 10여년간 프리랜서 PD로 근무한 이재학씨가 최근 임금 갈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 철저히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자 3면

CJB는 9일 입장문을 내고 “유명을 달리한 이 PD에게 머리 숙여 명복을 빌고,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방송사의 역할에 부응하지 못했고, 함께 일하는 이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유족과 협의해 이 PD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프리랜서 근무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족 측은 고인의 명예 회복과 책임자 징계 등을 요구하며, 이를 위한 법적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 유족은 “고인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변호인과 협의해 항소심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고가 사망했더라도 유족이 소송수계(유족 등 당사자가 기존 진행 중이던 소송을 이어받는 것) 신청을 통해 항소심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2004년부터 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 PD 등으로 14년간 일한 이씨는 2018년 임금 인상을 요구한 뒤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되자 사측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그러던 중 이씨는 지난 4일 오후 8시께 청주시 상당구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지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이 없다.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타살로 의심할 만한 점이 없다고 보고 이씨에 대한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노동·시민단체는 물론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조 등 언론단체, 정치권 등에서 성명을 내는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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