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도의 전설, 대한민국을 세계 무예의 메카로

 

“먼저 부족한 제게 국내 최대 무도학술단체를 맡겨 주신 대한무도학회 회원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현재 일선 무예도장과 단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학계가 더욱 분발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론·실기 연구가 병행돼야하는 무도학회 특성상 60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현장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인 학술연구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회원들 간의 화합을 바탕으로 학회는 물론, 우리나라 무예의 발전과 영관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소통하겠습니다.”

지난달 31일 ㈔대한무도학회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 12대 회장으로 추대, 2년간 학회를 이끌게 된 박종학(63·사진·충북 청주시 청원구 대성로298·☏043-229-8044·청주대 체육교육과 교수·학생처장) 신임 회장은 청주 강내면 출신으로 유도명문인 대성중-청석고-청주대-동대학원을 거쳤다. 박 회장은 1981년 네덜란드 세계유도선수권대회(-71kg)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대한민국 유도역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 한국유도를 전 세계에 알린 살아있는 전설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당시 무리한 훈련으로 양쪽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26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를 해야만 했다. 이후 모교인 청석고와 청주대에서 코치·감독생활을 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선(先)체력 후(後)기술’을 바탕으로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은 박 회장은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유도국가대표팀 코치에 이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 유도대표팀 감독 등을 역임하는 등 한국유도를 이끌어 왔다. 또 2008~2015년 7년간 대만 국립체육대와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으면서 대만유도를 국제무대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그동안 박 회장이 지도한 선수들로는 △김병주(1990년 북경아시안게임 금메달·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동메달) 공군사관학교 교수 △정훈(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동메달) 전 용인대 교수 △최성환(1994년 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 금메달) △전기영(1996년 애틀란타올림픽 금메달) 용인대 교수 △조인철(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 용인대 교수 △정부경( 〃 은메달) 한국체육대 교수 △송대남(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중국유도대표팀 감독 등이 있다.

“사실 학회의 생명은 우수한 연구논문과 이를 현장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무도학회 회원들조차 우리 학회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비율이 1%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는 학회 논문의 질적 수준이 매우 높다는 방증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이 현장에 적용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의 무예관련 학술적 지위는 일본, 중국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경기력과 국제관계는 오히려 높습니다. 앞으로 학회가 뒷받침 해준다면 우리나라가 완전한 무예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 회장은 대한무도학회가 국내학회를 뛰어 넘는 국제적인 학회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더욱이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와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ICM)가 충북에 본부를 두고 있어 국제기구들의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각국의 연구자들과 교류한다면 국제학회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학회의 온라인 소식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일선 무예도장과 같은 현장과 우리 학회가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열린 학회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1999년 창립된 ㈔대한무도학회는 무도학 분야 국내 최대 학술단체로 무도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발전적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정기적으로 국제학술대회와 국내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연 3회에 걸쳐 기관지인 ‘대한무도학회지’를 발간하고 있다. 글·사진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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