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옥 청주시 남이면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이남옥 청주시 남이면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동양일보]가끔 나만 힘들고 나만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남들은 행복해 보이고 어려움 없어 보이는데 왜 나만 힘이 드는지 나 스스로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혈액형이 A형이라고 답하면 다들 놀란다. “넌 정말 세상 걱정 없이 늘 즐겁고 항상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아니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내 안의 마음을 숨기고 그냥 걱정 없는 척, 안 그런 척, 밝은 척을 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힘든 적도 있었다. 울고 싶고 기대고 싶고 나도 힘든데 내가 무너지고 힘들면 우리 가족이 힘들까 봐 억지로 힘들지 않다, 난 할 수 있다고 외친 것 같다.

지금도 가끔은 아, 나는 힘든데 남들은 참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냥 그 사람의 외적인 모습, 웃는 모습만 보고 행복해 보인다고 착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럼 나도 어디 한번 웃어 볼까? 아무렇지 않은 척해 볼까?’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정말 즐거웠고 아무렇지 않았다.

얼마 전 무척이나 우울했다. 땅굴을 파고 들어가듯이 우울감이 극치에 달한 것 같았다. 거울을 봐도 내 입술은 내려가 있고 미간 주름이 진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정말 너무 우울해 눈물까지 나려고 했다.

왜 힘들고, 왜 지칠까? 끊임없이 생각했다. 하지만 답은 없었다. 그리고 해결책도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기대어 펑펑 울고 싶었다. 진짜 너무 힘들다고 나도 이제 덜 힘들고 싶다고.

하지만 내가 울어버리면 정말 더, 더 힘들까 봐 꾹꾹 참다가 결국엔 터져버렸다. 한참을 울다 보니 내 속이 정말 후련해지는 것 같았다.

왜 내가 이렇게 참았을까? 왜 난 강해야 하고 버텨야 한다고 착각했을까?

마음먹기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못 깨닫고 나는 왜 그렇게 강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다시 거울을 보며 날 위로했다. 고생했다고, 잘하고 있다고, 다시금 웃어보자고 찬물을 마시며 깊은숨을 내쉬고 웃어봤다.

좀 웃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래, 힘들면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괜찮지 않으면 괜찮지 않다고 하고 잠시 쉬어가보는 것도 답이라는 그 뻔한 해결책을 찾았다.

그렇게 조금씩 웃다 보니 다시 즐거워 보였다. 거울 속 나 자신이 환하게 웃고 있고, 기뻐 보였다. ‘어, 행복해 보이는데?’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다.

나만 힘들고, 나만 어려운 것 같다면 그때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대신에 잠시 쉬어가고 거울을 보며 웃어보자고, 그렇게 이겨내 보자고 말해주고 싶다.

행불행(幸不幸)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을 이제야 다시금 느끼고 있다. 이제 정말 한없이 힘이 들 때면 그때는 나의 친한 동료들에게 기대어 보고 싶다.

그때 저에게 잠시 시간을 좀 내어 주시겠어요? 그냥 제 말만 들어주면 됩니다. 그럼 제가 언제 그랬듯이 다시 여러분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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