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원 예산…‘한류명품 드라마 테마파크’ 무색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청주시가 수암골 일원에 조성한 ‘드라마 거리’가 투입된 사업비에 비해 부실한 콘텐츠로 시민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드라마 거리’는 14억원의 예산을 들여 청주대 중문~수암골~김수현 드라마 아트홀(옛 시장관사) 1.35km 구간에 만들어진 거리다.

시는 김수현 드라마 아트홀과 함께 이 거리를 ‘한류명품 드라마 테마파크’라 이름 붙였다. 그러면서 ‘한류명품 드라마 테마파크’를 통해 관광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구상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류명품 드라마 테마파크’로 부르기에 너무 초라한 콘텐츠에 시민들의 쓴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해 완공된 ‘드라마 거리’는 기존 수암골을 출입하는 도로 주변에 드라마 광장, 조형 분수대, 벽화, 동상공원, 안내표지판 등을 설치했다.

만수선원 옆 드라마 광장은 드라마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가 연상되는 그림과 대사를 새겨 넣은 기둥 2개와 드라마 ‘힐러’와 ‘영광의재인’에 출연했던 7명 배우들의 핸드프린트가 초라하게 부착돼 있다.

또 김수현 드라마 아트홀 인근의 벽화들은 검게 얼룩진 벽에 철 지난 드라마와 영화 포스터가 대사와 함께 걸려 있고 정봉기 작가가 디자인한 조형 분수대는 수암골 카페가 밀집된 거리 한 가운데 설치돼 있어 차량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 곳은 세 갈레의 경사진 길이 만나는 곳이어서 차량이 밀집되는 주말에는 차가 뒤엉키기 일쑤다.

무엇보다 트렌드에 민감한 드라마 산업의 특성상 오래된 드라마 몇 편을 내세워 어떻게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시민 A씨는 “수암골에서 촬영한 것으로 유명한 드라마 ‘카인과 아벨’과 ‘제빵왕 김탁구’를 전면에 내세운 인상을 지울 수 없는데 이 드라마가 대체 언제적 드라마냐?”며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뭔가 색다른 콘텐츠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암골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수암골에 대형 카페들이 화려하게 조성된 것 비해 드라마 거리에 설치된 조형물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민들이 이 거리가 드라마 거리인지 모르는 것도 문제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드라마길은 완공됐기 때문에 당장 추가 공사 계획은 없다”며 “우선 김수현 드라마 아트홀이 문을 열면 함께 연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로 이 거리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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