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에서 감염자가 7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16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16일 새 확진자가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29번째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해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인 서울대병원에 격리했다고 발표했다. 82세 남성인 이 확진자는 심장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해외 여행력이 없는 데다 발열이나 호흡기 통증 등 코로나19의 일반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 중국 외 지역으로의 글로벌 확산세는 지구촌의 우려를 더 한다. 아프리카 대륙 북단의 이집트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고, 프랑스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사망해 유럽에서 첫 사망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여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감염 확산이 심각하다. 지난 15일 하루에만 수도 도쿄에서 8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고 와카야마현에서도 3명의 감염자가 추가됐다.

3700명이 고립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는 16일 70명의 신규 환자가 나와 일본 전체 코로나19 감염자는 400명이 넘었다. 북단 홋카이도에서 남단 오키나와까지 11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만 4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지역사회로의 감염 확산이 현실화했다.

아베 신조 정부의 초동대응 실패로 크루즈선 감염자 증가가 통제 불능에 빠지면서 일본의 방역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고 하계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열 수 있겠느냐는 우려까지 번지고 있다.

그동안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국내 감염이 진정 단계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있었지만 결코 경계를 늦출 수 없게 됐다.

우리 방역 당국은 일본의 상황 악화가 국내로 전이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출입이 비교적 엄격히 통제되는 중국과 달리 일본 쪽으로는 하늘과 바닷길이 모두 열려있다.

따라서 일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또 이 크루즈에 탑승한 국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당국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적시에 취해야 할 것이다.

다행인 것은 새 확진자가 나오긴 했으나 국내 발병 한 달을 맞은 현재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국내 확진자 29명 가운데 지금까지 9명이 상태가 호전돼 격리에서 벗어났고 나머지 20명도 대체로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를 맞아 보여준 헌신적인 의료진, 방역 당국의 노고, 성숙한 국민의식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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