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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함께 만족하는 삶을 위하여
동양칼럼/ 함께 만족하는 삶을 위하여
  • 동양일보
  • 승인 2020.02.17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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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만하면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나이가 90이 넘어서도, 언제라도 이 생을 떠날 수 있다는 마음을 갖지 못하고 산다면 아직 체험해보지 못한 삶의 기쁨을 맛보려는 인간적인 욕구에 스스로를 묶어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만 먹을 줄 아는 하등동물과 달리 인간은 위가 충분히 채워진 후에도 과식할 수 있는 탐욕의 동물이다. 신체가 보내는 신호와는 상관없이 아직 더 먹고 싶다는 느낌과 배는 부르지만 귀한 음식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과식을 하는 경우가 흔히 생긴다. 더군다나 여러 가지 이름 모를 심리적인 욕구불만을 음식으로 채우려 하다 보면 과체중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상태를 초래하기도 한다. 왜 사느냐는 질문에 보통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답을 내놓을 수 있다. 생애주기에 따라서 다양한 삶의 목적을 갖고 살아가기 마련인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휩싸여서 혼신을 다하느라 삶의 목적이 달리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어느 생애주기에 속하든 누구나 행복하다는 생각과 기분 좋은 느낌을 체험하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삶의 목적이 무엇이든지간에 사람들은 만족스럽다는 느낌을 갖기 위해 살고 그런 느낌이 들 때 자기인생에서 성공한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만족감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이 세상살이가 녹녹치 않다는 것을 일찌감치 배워야 한다. 어릴 때 입 속에서 살살 녹는 아이스크림 맛처럼 인생 모든 다반사가 술술 부드럽게 넘어가지 만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이건 어른이건 충동적 행동이라는 장애물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할 때 결국 보다 큰 삶의 만족감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자기수행을 위해 고행의 길을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평범한 사람들은 적어도 일반적인 수준의 행복감을 체험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릴 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어른이 되어 성실하게 일하여 돈 벌고 아이들 키우면서, 좀 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까지도 배려하며 살아가는 것은 적어도 불행한 삶을 살기 원치 않기 때문이리라.

심리학교수 아브라함 매슬로우는 인간이 가진 욕구 중에서 궁극적인 욕구를 자아실현욕구라고 했다. 인간이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본능적인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간적인 욕구들은 대부분 내면적이고 외형적인 삶 속에서 자아통제 습관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통해 성취될 수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성취할 수 있는 최상의 내 모습이 되고자 하는 궁극적인 인간욕구는 물질문명이 가져 온 모든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는 충족되지 않는다. 정신적인 나태함을 당연시하게 되면 무엇인가의 불만감, 우울증, 어딘가 아픈 것 같은 정체모를 느낌, 혹은 심리적 병리상태로 떨어지기 쉽다. 더 심한 경우에는 타인을 착취하거나 얕보고, 타락하고 자기중심적인 삶의 패턴으로 추락하게 된다. 인간이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높은 수준의 자아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자기기만의 늪에 빠진 채 인간으로서 가능한 최상수준의 행복감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은 절대빈곤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어도 기본적인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고, 극심한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빈곤과 독재를 거의 다 극복하였고, 행복감 내지 인간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삶의 욕구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여유 있는 나라가 되었다. 물론 물질적인 면에서 다른 사람들이 누리는 훨씬 더 윤택한 생활수준과 비교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경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나친 물질적인 탐욕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누구나 다 내가 가진 잠재성, 숨겨진 재능,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내 삶의 사명감이나 소명의식을 추구하고 싶은 나만의 고유한 자아실현의 욕구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더 나아가서 어떻게 하면 갈등을 없애고 사회통합을 이루고 다양한 생각들을 존중하여 공동선을 나눌 수 있는지, 어떻게 최대 다수를 위한 공익을 극대화할지, 대립을 극복하고 합일점을 찾아 더 큰 행복감을 누리기 위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2020년에는 개인의 삶 속에서 내가 이룰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자아실현이 무엇인지, 궁극적인 자아실현을 위해 좀 더 노력하는 겸손한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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