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재 충북도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장

김인재 충북도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장

[동양일보]2004년 4월 1일 한‧칠레 FTA 협정 발효는 우리나라 최초의 FTA이자 아시아 국가 중 남미 국가와 체결한 최초의 FTA로 우리나라의 대외 개방의지를 대외에 적극 천명하였다는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중에서 포도는 계절관세 품목으로 국내에서 포도가 생산되지 않는 계절(4~11월)에만 관세를 낮춰 부과하고, 46%인 관세율을 매년 점진적으로 낮춰 10년 안에 관세를 철폐하는 것에 합의한 바 있다.

최근 3년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포도 수입량은 2018년 5만9998t, 2019년 6만9075t으로 2017년보다 각각 17%, 34%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의 입맛도 변화하고 있다.

‘캠벨얼리’와 ‘거봉’ 포도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던 소비층이 차츰 새로운 포도 품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씨가 없고 껍질채 먹을 수 있는 포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옛날 큰 박스 포장(10㎏, 5㎏) 단위에서 1인 가구 소비자들에게 맞춘 1㎏, 컵포장 등 소포장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제는 국내 시장 어디를 가든지 쉽게 찾을 수 있는 수입포도가 매장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 또한 좋은 편이다.

전세계 6000종이 넘는 포도 품종 중에 우리나라는 금년도 포도 재배면적의 47.7%가 캠벨얼리 품종으로 아직도 심각한 편중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KREI, 농업관측). 이에 반해 일본은 이미 1995년 UR(우르과이라운드) 개방에 맞서 품종의 변화를 시도해 60%이상 유럽 품종의 포도 재배로 돌아섰다.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는 샤인머스캣 품종은 ‘망고포도’로도 알려져 젊은 층의 입소문과 SNS 등의 바람을 타면서 인기가 매우 높다.

일찍이 이 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한 포도농가와 이제 막 재배하기 시작하는 포도농가 간에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에 올해 샤인머스캣 등을 포함한 신품종 포도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2.3%가 증가한 1만2968㏊로 전망하고 있다(KREI, 농업관측).

샤인머스캣 포도의 재배면적은 올해 2526㏊로 전망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너도나도 샤인머스캣을 재배하다보면 품종의 쏠림현상으로 포도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따라서 포도재배농업인들도 소비자 트렌드에 맞춘 새롭고 다양한 품종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재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포도연구소에서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다양한 해외 유전자원 300여종을 도입해 특성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이용한 우수 계통 간 교배조합을 통하여 맛과 모양, 색깔 등이 다양한 포도 품종을 육성하여 시장에 공급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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