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수 편집국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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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정래수 기자]재.보궐 선거는 선출직의 빈자리가 생겼을 때 그를 채우는 행사다. 통상 지방의원 재.보선의 경우 지역선거로서 중앙정치권이 개입을 자제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지방 재·보선은 정쟁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분위기가 혼탁해지곤 했다. 이번에 4.15 총선과 함께 치러질 세종시 9선거구(도담·어진동) 재·보선은 여기에 더해 ‘철새정치인’의 출마 논쟁으로 혼탁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은 최근 남승희, 문지은, 이순열, 정준이, 표관식 등 5명을 재.보선 경선주자로 최종 확정했다. 문제는 선거철만 닥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철새정치’다. 이들 중 한 사람만 제외하곤 나머지 모두는 타 지역구에서 옮겨온 인사로,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당내 지역구 경선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들처럼 지역구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철새 정치인’을 숱하게 봐왔지만, 그럴 때마다 씁쓸한 감정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2018년 당내 경선 때 ‘조치원에 뼈를 묻겠다’고 강조하곤 했다. 낙선한 뒤에도 조치원에서 계속 살겠으니 믿어달라고도 했다. 그렇게 맹세를 거듭했던 이들이 별다른 인사도 없이 ‘야반도주’하듯 조치원을 떠났다니 어이가 없다.

이들은 최소한 조치원 주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떠나는 것이 옳았다. 지지를 보내고 관심을 가져준 지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조치원에서 마무리를 깔끔하게 짓지 못하고 도담·어진동 후보로 나섰다면 조치원 주민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이다. 이들이 어려운 민주당을 위해 도담.어진동 후보로 나섰다고 하지만, 조치원에서의 무책임과 양심 불량은 지우기 힘든 낙인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요즘 핫(Hot)한 트롯 가사처럼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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