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0명’→사흘 새 ‘8명’
충북 3명·대전 3명…충남·세종 각 1명
지자체, 방역작업·접촉자 파악 등 비상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청주 30대 부부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청주시 상당구 한 대형마트 출입구에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2일 대전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코로나19)가 발생한 가운데 중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소독약을 뿌리며 방역하고 있다. <대전 중구>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도 한 달여간 ‘청정지역’을 유지하던 충청권 방역망이 이틀 만에 모두 뚫렸다. 충북 증평과 충남 계룡의 군부대를 시작으로 충청권 4개 시·도에서 모두 확진자가 발생했다.

●주말 새 충청권 확진자 8명

충청권 자치단체에 따르면 충청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은 21일 새벽이다.

육·해·공 3군 본부가 집결한 충남 계룡시 계룡대 공군기상단에 파견 온 대구 공군 군수사령부 소속 A중위가 이날 새벽 0시 20분께 확진판정을 받았다. 어학병 시험문제 출제를 위해 지난 17일 대구에서 계룡대로 파견된 A중위는 19일 늦은 저녁 고열·오한·근육통 등 증세를 보여 이튿날 보건소를 찾았고, 결국 최종 양성판정을 받았다.

같은날 새벽 충북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증평 소재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한 여단 장교 B대위는 20일 오전 37.5도의 발열증상을 보여 보건소를 찾았고, 밤 11시 50분께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뒤 21일 새벽 2시 10분께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B대위는 지난 16일 대구의 집에 갔다가 신천지교회에 다니는 여자친구를 마난 뒤 복귀했으며, 이후 ‘자가격리’를 해 왔다. 다행히 B대위는 증평에 들르지 않고 바로 부대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에선 21일 밤, 세종에선 22일 오전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전의 첫 확진자는 동구 자양동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다. 이 여성은 지난 13~18일 대구시내 번화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여성은 선별진료소에 전화 후 자가격리 조치를 받고도 격리 수칙을 어겨 자양동 일대 생활용품 매장과 우체국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18일부터 사흘 간 중구 으능정이 거리와 중앙로지하상가 등을 활보했고, 이 과정에서 시내버스와 택시 등도 수차례 이용했다.

세종의 첫 확진자는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30대 남성이다.

21일 오후 2시 30분께 보건소를 찾아 인후통과 가래 증상이 있다며 코로나19 검사를 의뢰했고, 22일 오전 1시께 최종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날 청주에 거주하는 C(36)·D(여·35)씨 부부와 대전의 60대 여성이 추가 확진됐다.

C·D씨 부부는 전북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매제 등과 함께 지난 15일 충남 태안 등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특히 개인택시 운전사인 남편 C씨가 19~20일 영업을 한 것으로 확인돼 ‘슈퍼전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E(65)씨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은 없으나 최근 태국 여행을 다녀온 대구 지인 1명을 만난 뒤 20일부터 발열(38.5도)와 몸살을 앓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23일에는 E씨의 남편 F(64)씨가 대전의 세 번째 확진자로 판정됐다. F씨는 15일부터 확진 판정때까지 부인 E씨와 모든 일정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23일 오후 5시 기준 충청권 확진자는 대전과 충북 각 3명, 충남 1명, 세종 1명 등 8명이다.

●지자체 방역·접촉자 파악 비상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에도 한 달여 간 확진자 ‘0명’을 유지하던 충청권 방역망이 잇따라 뚫리면서 지자체와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시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청권 지자체들은 휴일에도 긴급 브리핑을 열어 시민에게 확진자 발생 경위 등을 알리는 한편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충남도는 공군기상단 주변과 A중위가 다녀간 계룡시내 식당 등에 대한 긴급방역을 하며 밀접접촉자를 분류해 격리하고 있다. 청주 확진자 부부가 여행을 다녀 온 태안군과 동선 상 아산시도 부부의 동선을 파악, 이들이 묵은 남면 청포대해수욕장 펜션과 중간에 들린 휴게소 등에 대한 방역작업을 벌였다.

대전시도 첫 확진자 등이 다녀간 대전역과 중앙로 일대에서 역학조사를 해 밀접접촉자를 선별하는 한편 지하상가와 자양동 일원 등에 대한 소독작업을 벌였다. 2번째·3번째 확진자 접촉자를 자가격리 조치하고, 이들이 방문한 의료기관과 환자 자택 내부소독과 함께 심층역학조사와 추가 접촉자 조사를 하고 있다.

충북도는 청주 부부 확진자 중 남편의 개인택시 영업 사실이 알려지면서 접촉 승객 파악 등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마트 상당점이 임시휴업 하는 등 이들 부부가 다녀간 장소들은 방역을 위해 2~3일 휴업에 들어갔고, 종업원들은 조사 후 자가격리 조치됐다. 도는 매장 내 CCTV 녹화영상을 통해 밀접접촉자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세종시는 구체적인 접촉자 식별과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 확진자가 대구 신천지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신천지교회에 대한 임시폐쇄를 요청하고, 아파트 하자보수 일을 한 아산 아파트단지 등에 대해 아산시에 관련사실을 통지했다. 지역종합/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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