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육거리시장·성안길·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등 인적 뜸해
체육·휴양시설 등 대부분 휴장…미사·예배·법회도 취소·연기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봄기운이 무르익은 2월의 마지막 주말, 충청권의 거리는 코로나19로 한겨울의 매서운 한파를 보였다.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꼽히던 충청권에서 확진자가 잇달아 나오면서 나들이객이나 외출하는 사람이 급감했다.

23일 청주의 거리는 오가는 사람이 없을 뿐아니라 자동차마저 평소보다 적어 도로도 휑한 모습이다.

대형마트 휴무일이라 사람들이 제법 몰릴 법한 전통시장에는 썰렁하다 못해 적막감까지 맴돌았다. 청주육거리사장의 경우 청주에 사는 30대 확진자 부부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청주의 대표 번화가인 성안길에서도 인파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상인들은 거리 전체가 활력을 잃은 것 같다면서 하루 빨리 코로나19 후유증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청주의 체육시설과 유원지도 이날 운영을 중단했다. 청주수영장, 국민생활관, 인라인롤러경기장, 국제테니스장, 가덕생활체육공원, 청주국궁장 등 청주시가 관리하는 22개 시설이 임시 폐쇄됐다. 또 청주동물원과 어린이회관, 문암생태공원 캠핑장, 청주고인쇄박물관, 옥화자연휴양림 등 공원과 휴양·레저시설 대부분도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일시 폐쇄됐던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역시 이날 종일 인적이 드물었다.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옷가게 주인 송모(34)씨는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나오긴 했는데, 오후에 일찍 가게 문을 닫을 예정”이라며 “주변 상인들은 아예 당분간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이 외출을 줄여 휴일 낮에도 시가지를 오가는 차량은 평소보다 줄었고, 시내버스도 텅 빈 채로 다녔다. 반면 아파트 주차장이나 주택가 인근 골목에는 주차된 차량으로 가득 찼다. 아파트 단지의 쓰레기 집하장에는 배달음식 박스와 음식물 쓰레기가 넘쳤다.

5세 아이를 둔 시민 A씨는 “모든 것이 찜찜해 며칠째 집 밖 출입을 삼가고 있다”며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인지 배송이 늦어져 불편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자체들이 복지시설이나 도서관, 휴양림, 공연장 등 공공시설물을 일제히 폐쇄함에 따라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거의 없다. 국방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장병의 외출과 외박, 휴가, 면회를 전면 통제하면서 공군사관학교나 증평 등지에는 장병의 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주말이면 신도가 많이 모이는 교회나 사찰도 예배나 법회가 줄줄이 취소돼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청주의 일부 성당은 주말 미사를 취소하고 성당을 폐쇄했으며, 일부 교회도 교단과 목사 판단에 따라 예배를 취소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법주사가 27일 열 예정이던 초하루 법회를 취소하는 등 여러 사찰들도 법회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지역종합/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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