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다.

24일 오전 코로나19 환자가 161명이 추가돼 국내 확진자가 총 763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도 7명이나 나왔다.

국내 확진자가 700명을 넘으면서 일본 크루즈선 확진자 634명을 넘어섰다. 지역사회 감염을 넘어 대유행의 초입에 다다른 국면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지금부터 며칠이 매우 중요한 고비"라면서 위기 경보 수준을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번 사태는 국민의 일상생활을 마비시키고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우리 사회에서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전국단위 개학 연기 사태가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 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회의에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에 2020학년도 개학을 다음 달 2일에서 9일로 일주일 미루라고 명령했다.

충북 도내 46곳 전통시장에서 열리는 5일장도 당분간 폐쇄된다.

환자가 며칠 새 급증한 것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슈퍼 전파'가 결정적이다. 국내 확진자 중 80% 넘는 636명(86.9%)이 대구ㆍ경북에서 나왔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가 458명이고, 청도대남병원 관련자는 112명이다.

다른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견되는 확진자도 대부분 신천지 교회와 관련돼 있다. 이렇게 한 지역이나 집단에서 환자가 무더기로 나왔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막는데 용이한 측면이 있으나 문제는 숫자가 너무 많고 이들이 이미 전국으로 흩어져 2차, 3차 감염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사태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한 뒤 이를 용기 있게 실천하는 결단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24일 앞으로 7~10일이 신천지 대구교회 등의 감염경로를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코르나19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 방역태세에 들어갔다.

지금은 비난하기보다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만큼 개인이든 단체든 대규모 집회는 물론 소그룹 모임도 당분간 취소하거나 미루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정치권도 정쟁을 자제하고 추경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기본에 충실해야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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