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서울대 공동연구…생존 능력 관여 유전자 찾아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농촌진흥청이 서울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닭 원시생식세포(정자·난자의 바탕이 되는 세포)의 생존 능력과 안전성을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를 세계최초로 발견했다.

25일 농진청에 따르면 닭 원시생식세포를 사용하면 형질전환 닭을 가장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동안 원시생식세포의 핵심 유전자 발굴 연구는 생식세포학 등 관련 분야의 중요한 과제였다.

형질전환은 특정 DNA 단편을 생명체의 유전체 내로 삽입해 새로운 유전형질이 발현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형질전환 닭은 유용물질 생산, 질병연구, 멸종위기 조류 복원 등 생명공학분야 연구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후대를 생산할 수 있는 원시생식세포는 자신의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체세포와는 다른 독특한 유전자 발현 패턴을 지닌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은 닭 원시생식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를 확인하고, 이를 ‘Cyclin F like’ 유전자로 명명했다.

‘Cyclin F like’ 유전자의 발현을 막을 경우, 닭 원시생식세포는 DNA가 심각하게 손상되고 세포가 사멸되는 것이 관찰됐다. 또한 ‘Cyclin F like’ 유전자의 발현은 전능성 전사인자의 일종인 NANOG에 의해 강력하게 조절됐다.

이번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유전자 마커를 통해 닭 원시생식세포 유래 생식세포주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 생식세포주는 체외에서 생식 능력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계대배양이 가능한 상태의 세포이다.

품질이 확인된 생식세포주는 닭 형질전환 연구의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더불어 생식세포 매개 고효율 유전자원보존 기술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박응우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닭 원시생식세포의 유전적 안정성과 생존 능력 조절에 관한 분자적 기작이 처음으로 확인됐다”며 “이를 활용해 조류 형질전환과 생명공학 분야의 산업적 응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실험생물학회연합회’ 저널 2020년 1월호에 게재됐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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