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는 유대인을 전멸시키기 위해 ‘게토’라는 집단수용소를 만들었다. 유럽 곳곳에 세운 유대인 수용소중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던 게토가 가장 유명했다.

게토를 세운 일 자체가 반인륜적인데다 지금도 게토라는 말은 ‘악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봉쇄구역’이라는 말로 쓰인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전시체제처럼 난리를 겪고 있다. 하루빨리 차단시키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 쏟아붓고 있는 이 판국에 단어 하나를 가지고 국력을 소진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집중 보도하는 일부 언론들의 행태에 분노가 끓어오른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25일 말한 이른바 '대구·경북(TK) 봉쇄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그것이다.

그 말이 상식적으로 대구를 게토처럼 봉쇄한다는 말인가? 그것을 문제삼는 사람들은 진정 그 말의 의미를 몰라서 이렇게 물어뜯으면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대구 경북지역에서 신천지교회 때문에 코로나19환자가 폭증하자 이 지역의 환자 증가세를 막기위해, 즉 ‘바이러스의 확산 차단을 봉쇄하기 위해’ 그 말을 썼다는 것인데 이를 몰라서 그러는지 되묻는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지역 ‘통제식의 봉쇄가 아닌, 바이러스 확산의 총력 차단’이라는 의미라고 말했을까.

이런 일을 가지고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사건이 더는 일어나선 안 될 것이다.

그렇잖아도 지금 국가적 재난의 이 시기에 이런 문제를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세력들에 대해 국민적 경고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편승해 언론과 인터넷 등을 이용해 분열을 확산시키는 악의적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

다행히도 그런 와중에 이 상황을 극복하려는 국민들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준 아름다운 사례가 있어 가슴을 뜨스하게 해준다. 광주시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시에 마스크 2만개를 긴급 지원했다. 약 보름전 대구시가 마스크 1만개를 지원한 데 따른 보답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금 어느 지역보다 큰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두 지자체는 영호남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달빛동맹'을 맺고 있다.

이참에 당정청은 코로나19 정책 브리핑만큼은 관성으로 당에 맡기지 말고 가장 정통한 정부 측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나 여당, 청와대 모두 민감한 단어는 삼가고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거나 우려를 낳게 하는 발언은 조심하는게 맞다. 하지만 오로지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상황에 국론을 분열시키는 정쟁과 정략적 행동을 한다면 국민들이 직접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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