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서 확진자 발생 잇따라…일부 확진자 동선 ‘깜깜이’
해외여행·대구 방문 전력 없어 “언제 어디서 걸릴지 불안”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충청권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스포츠댄스 강사·어린이집 교사 등 다수의 접촉자를 상대하는 직업이거나 감염경로 파악이 어려운 식당·노래방 등이 동선에 포함된 경우도 있어 ‘슈퍼전파’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6일 충청권 지자체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충북 6번째 확진자인 청주시 서원구 거주 현대홈쇼핑 직원 A(여·24)씨에 대한 감염경로 추적이 난항을 겪고 있다.

A씨는 청주시 역학조사에서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 등 외국이나 대구·경북을 방문한 전력이 없고, 신천지 교회와도 접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경북 경산 등을 다녀왔다’는 주취자가 난동을 부린 술집에서 감염된 것으로도 추정됐으나, 이 주취자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 천안에서 발생한 3명의 확진자의 감염경로도 오리무중이다. 이들 3명도 신천지 등 특정종교에 속하지 않고, 대구· 방문이나 해외여행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초기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 첫 번째(여·47)씨와 세 번째 확진자(여·47)씨가 두번째 확진자인 스포츠댄스 강사 B(여·50)씨가 강습하는 요가방과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했으나 직접적으로 수강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추가된 충북 7번째(충주 2번) 확진자 C(여·38)씨 역시 현재까지 신천지교회나 해외여행 전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들 확진자들의 넓은 동선이다.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다중이용시설을 광범위하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 ‘슈퍼전파’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A씨의 경우 의심증상이 일어난 16일부터 9일에 걸쳐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이 기간 A씨의 방문이 확인돼 폐쇄된 시설만 12곳, 접촉자는 41명에 달한다. 특히 폐쇄시설에는 A씨의 직장(콜센터)와 경찰지구대, 노래방, 편의점 등 다중이용시설이 다수 포함됐고, 택시도 10차례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동강사 B씨의 경우는 수강생만 6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진행한 수업은 ‘줌바댄스’로 불리며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에어로빅 댄스다. B씨는 천안시내 3곳에서 강사활동을 펼쳤는데, 한 곳당 평균 20여명 정도가 수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 3곳의 수강생들에 대한 추가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추가 확진자 중 천안 4번 확진자(여·44)는 어린이집 교사고, 충주 2번 C씨는 발병 전 대형마트와 병원 등을 들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모(59·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씨는 “지난 주말 감염자들과 달리 어제오늘 계속 추가되는 감염자들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고 하니 더 걱정된다”며 “이제는 정말 집 앞도 나가기가 겁날 정도다”고 토로했다. 이모(46·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씨도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코로나에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 같다”며 “마스크를 써도 불안감이 계속 남는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확인된 확진자의 동선에서 방역작업을 벌이고, 추가 동선 유무 등을 조사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지역사회 감염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시군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진자 세부 동선을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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