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회용 마스크 품귀 현상을 막기 위해 농협·우체국·약국 등 공적판매처에서의 마스크 공급을 발표 했지만 판매처의 마스크 물량 확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26일 ‘마스크 수급 안정 추가조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27일 오후부터 서울·경기를 제외한 농·축협 하나로마트(70만장)와 읍·면지역우체국(110만장), 약국(240만장) 등 공적판매처를 통해 매일 350만장의 마스크를 공급(1인당 구매수량 5매)하기로 했다. 또 대구·경북 등 취약지역과 의료기관 등에는 별도의 수량을 배분했다.

그러나 정부가 공급하기로 한 공적판매처에선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판매처 위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마스크 구입에 목마른 시민들의 불만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청주의 한 시민은 “뉴스를 보고 아이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과 농협을 번갈아 다녀왔지만 허탕만 치고 말았다”며 “아무리 급해도 일에는 순서가 있는데 판매처에 마스크 물량도 확보하지도 않은 채 애먼 시민들만 골탕을 먹이고 있는 것 같아 화가난다”고 말했다.

농협은 정부가 대구·경북 등 코로나19 최대 확산지역에 마스크 17만4000장(1000박스)을 우선 공급하기로 하면서 다음 달 초쯤에야 비로소 물량을 확보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공적 판매처의 판매 예정일을 훌쩍 넘기는데다 대구·경북지역 등에 별도의 수량을 배분하다는 정부의 발표와도 배치되는 부분이다.

다행히 28일 오후 2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할 예정인 우체국의 경우에도 도시지역이 아닌 각 읍·면단위 우체국(별정 우체국 포함)에서만 판매하게 돼 있지만 이를 알고 있는 시민들은 거의 없다. 실제 청주의 한 우체국에선 3초에 한 번 꼴로 마스크 구입과 관련 된 문의전화가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약국은 상황도 마찬가지다. 하루 수십여 통에 이르는 전화문의는 둘째 치고 약사나 직원들도 더 이상 일회용 마스크가 없어 천으로 된 방한마스크를 재활용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마스크 공급 소식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마스크가 없다는 말에 거칠게 항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의 한 종합병원 인근의 약국 관계자는 “약을 찾는 손님은 뚝 끊기고,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약국으로 전화를 하거나 방문하고 있지만 마스크가 언제 들어오는 지도 알 수도 없는 상태라 무척 답답하다”며 “코로나19로 예민해진 분들이 큰 소리로 화를 내거나 욕을 하는 경우가 많아 근무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글·사진 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