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충북농업기술원 와인연구소 농업연구사

박혜진 연구사

[동양일보]와인은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날에 비싸고 좋은 안주를 잘 갖추어 놓고, 근사한 분위기에서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처럼 쉽게 마시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생산, 소비되는 와인은 점점 그 양이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축제, 행사 또는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서 많이 알려져 젊은 사람들도 한국산 와인을 많이 즐기고 있다. 한국산 와인은 주로 캠벨얼리, 머스캣 베일리 에이, 머루, 청수,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 등의 포도 품종으로 많이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은 외국 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떫은맛이 덜 하기 때문에 와인을 많이 마셔보지 않았거나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다. 또한 한식에는 한국산 와인이 조화를 잘 이루므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고 소비층도 좋을 뿐더러 소비층은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와인의 제조방법은 일반적으로 원료인 포도를 제경(줄기 제거) 및 파쇄 후, 레드 와인은 과피를 분리하지 않고 발효를 시킨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는 과피를 분리하거나 청포도를 사용하여 발효를 진행한다. 이 때 효모에 의해 당이 분해되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알코올 발효가 일어나게 된다. 와인의 맛과 향은 원료인 포도의 품종과 품질, 그리고 제조 기술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데 알코올 발효에 필수적인 효모는 와인 제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와인연구소는 지난해 6월 와인 생산용 효모 균주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였다. 와인연구소에서는 지난 3년간 국내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인 캠벨얼리 및 머루 등 17종을 수집하여 와인으로 발효시킨 후, 약 3,956종의 효모 균주를 분리 동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국산 포도로 만드는 와인 양조에 적합한 균주를 선정하였다.

이 특허 균주는 높은 알코올 농도와 당 농도에서도 생육이 가능하며, 외국의 수입 효모로 만든 와인보다 안토시아닌 등 기능성 성분들이 많다. 또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꽃과 과일향을 나타내는 에스테르 화합물이 2배 이상 많이 포함되어 있어 외국 와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러한 효모 균주는 맛과 품질이 좋은 와인을 제조할 수 있는 중요한 비법이 되며, 앞으로 한국산 와인을 생산 및 판매하는 와이너리들의 부가가치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우리나라 와인의 위상을 한층 더 높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동안 와인연구소에서 심혈을 기울인 와인 생산용 유용 효모 균주 연구가 한국산 와인의 품질 고급화에 마중물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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