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희 KAIST 화학과 교수와 한지연씨(박사과정.사진 왼쪽). KAIST 제공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관계가 있는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 독성을 산소를 이용해 개선하는 화학적 도구 설계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가 구리 이온에 강하게 결합한다는 점과 구리 이온이 산소와 반응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구리 이온은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을 촉진하고 활성산소를 과다하게 생성해 신경독성을 일으킨다. 때문에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를 표적하고 그 배위 결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화학적 접근 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화합물을 설계한 결과, 산소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알츠하이머 관련 분자가 구리 배위권(배위 화합물에서 원자나 원자단들이 있을 수 있는 범위)에 위치한 특정 아미노산에 결합하고 산화에 의해 이중 변형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이중 변형 기법이 기존 기법 대비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에 의한 세포 독성을 더 효과적으로 회복시킨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7일 국제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임미희 교수는 “알츠하이머 발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구리 이온이 산소와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했다”며 “이번 연구에서 최초로 발표한 단백질내 구리 배위권 이중 변형 기법을 바탕으로 다른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제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래수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