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위기 속 통역 봉사로 재난사각지대 해소에 기여

위기 속 안전의 파랑새, 119재난통역 봉사단 활약(사고현장2)
위기 속 안전의 파랑새, 119재난통역 봉사단 활약(사고현장1)
위기 속 안전의 파랑새, 119재난통역 봉사단 활약(나지모바질라)
위기 속 안전의 파랑새, 119재난통역 봉사단 활약(119재난통역봉사단 발대식_나지모바질라 첫줄 왼쪽 여덟번째)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지난 달 27일 새벽, 진천군 덕산읍 한천리 한 도로에서 승용차와 SUV차량이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충북119종합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충북소방본부 구급대원들은 현장에 도착해 외국인 환자 3명을 포함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환자 상태를 파악 후 중증도 분류에 따라 병원으로 이송 중 카자흐스탄 국적의 A씨(여)의 발열이 확인됐다.

구급대원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발열 환자는 코로나 확진 환자에 준해 이송해야 하고, 여행력, 확진자 접촉 유무 등 정보를 파악해야 하지만 A씨와 의사소통이 문제였다.

상황을 파악한 119종합상황실에서는 3자 통화를 통해 119재난통역 봉사단의 일원으로 활동 중인 나지모바질라(여·38)씨를 연결했다. 나지모바질라씨는 러시아어로 A씨의 여행력, 확진자 접촉 여부, 현재 몸 상태 등을 통역해 구급대원들에게 전했다.

당시 A씨를 이송한 구급대원들은 “A씨가 추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통역을 통한 즉각적인 정보 파악으로 감염병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지모바질라씨는 2007년 한국인과 결혼해 우즈베키스탄에서 귀화한 귀화 한국인으로 3개 국어(러시아어, 우즈베키스탄어, 한국어)에 능통하다. 귀화 후 경기도 출입국 사무소와 경찰서에서 통역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선제적인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면에는 재난활동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119재난통역 봉사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19재난통역 봉사단은 도내 체류 외국인의 재난신고 시 신속한 소통을 위한 전담인력을 확보하고자 지난해 12월 구성됐다.

도 소방본부는 신속한 현장상황 파악 및 고품질 119서비스 제공을 위해 청주대학교 국제교류처, 청주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외국인 학생, 이주여성 등 31명의 동시통역 능력을 갖춘 자원 봉사자를 선발했다. 이들은 영미, 러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11개 국 언어 통역을 통하여 도내 외국인의 응급상황 발생 시 재난 사각 지대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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