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병원 "보호자가 검체 검사 거부"…확진자 딸 "검사 권유받은 적 없다"

[동양일보 김진식 기자]괴산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확진자가 확진검사를 받기 전 진료를 한 괴산 성모병원과 확진자의 딸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성모병원 측은 검체 검사를 권유했으나 확진자 A(83) 씨 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한 반면 A 씨의 딸(63)은 "권유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쪽의 진위를 떠나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있었던 A씨에 대한 성모병원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5일 괴산군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지난달 27일 괴산 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당시 A씨는 38도의 고열에 급성 인후두염 증세를 보였다. 그러나 병원 측은 감염자와 접촉이 없었다며 투약만 하고 돌려보냈다.

성모병원 측은 A씨에게 “괴산군보건소에 가서 검체 채취를 권유했으나 보호자의 반대로 투약만 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딸은 "성모병원 측에서 검체 검사를 하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검체 검사를 왜 거부했겠냐. 병원이 불리하니까 그러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설령 A씨 측이 검체 채취를 거부했더라도 고열과 인후두염 등 코로나19를 의심할만한 증세가 있었던 상황에서 성모병원 측이 괴산군 보건소에 코로나19 의심 사실을 통보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지역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성모병원이 당시 A씨의 상황을 통보해줬더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모병원의 대응은 아쉬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A씨가 확진 판정받기 직전 진료한 서부병원 측 노명식 이사장은 "성모병원이 제대로 대처했다면 A씨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더 일찍 확인됐을 것"이라며 "김 씨가 확진 판정받으면서 의료진이 자가 격리돼 병원 운영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노 이사장은 이차영 괴산군수를 찾아가 “군의 코로나19 대응에 문제가 많다“며 항의했다.

A씨는 성모병원 방문 후 지난 3일 발열과 호흡기 곤란 증세를 보여 괴산 서부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를 의심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감사를 받은 결과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괴산 김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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