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보복보다 심각한 지경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코로나19가 청주국제공항의 날개를 꺾어버렸다.

9일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따르면 올해 2월 청주공항 이용객 수는 11만5798명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직격탄을 맞은 2017년 4월 이후 상황보다 좋지 않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만6717명이 청주공항을 이용한 것과 비교하면 51%(12만919명)가 감소했다.

국내선 이용객은 10만7681명으로 7만8073명(42%)이 줄었다. 국제선의 경우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해 2월 5만963명이 청주공항을 찾았으나 올해는 8117명에 불과했다. 이용객이 무려 84% 감소했다. 한 달 전 3만9994명보다도 80% 줄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은 2017년보다 피해가 크다. 당시 국제선 이용객은 1월 4만442명에서 2월 2만9297명, 3월 1만5164명, 4월 5203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후 7000명에서 1만1000명 사이를 기록했다. 현재 청주공항이 처한 위기보다 나은 셈이다.

사드 사태가 발생하기 전 청주공항은 중국을 중심으로 8개의 국제노선이 운항했다가 2개로 줄었다.

하지만 지금 청주공항은 14개 국제선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 항저우, 베이징, 선양, 다롄, 하얼빈, 옌타이, 하이커우, 장자제, 웨이하이, 옌지 등 중국 노선을 비롯해 일본 오사카·삿포르, 대만 타이베이, 미국 괌 등이다.

더욱더 우려스러운 것은 사드 사태와 달리 코로나19는 국내선 운항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며 청주공항과 제주를 오가는 노선도 줄었다.

올해 1월 청주공항의 국내선 이용객은 21만81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2360명보다 1만5801명이 많았다. 하지만 2월에는 상황이 역전돼 작년보다 무려 7만명 이상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청주공항 이용객 감소가 지속되는 한편 활성화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도는 코로나19가 진정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국제노선 운항 재개가 어렵다고 판단, 국내선 이용객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방공항으로 유일하게 매일 청주공항 여객청사와 터미널 등을 방역하고 있다. 오는 5월 초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청주공항 국내선 도착장에 발열 감시 카메라 2대도 설치했다. 도와 청주시, 청주공항, 국립인천공항검역소 등의 관계자 5명이 교대로 근무를 서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메르스와 사드 사태 때는 청주공항 국내선 이용에 지장이 없었으나 코로나19는 영향을 주고 있다”며 “국내선 이용객이 줄지 않도록 방역과 발열 등의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재천 기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