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포괄적 협력체계 구축… “상생의 길 찾는다”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초대 대외협력본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인사발표 하루 전날에야 이 일을 맡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당장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손을 대야 할지 최근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만 했지요. 처음 3개월간은 대외협력의 가치, 철학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대학발전과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본 틀과 방향을 잡는데 집중하려 합니다. 내년 개교 70주년을 맞는 충북대는 설립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으로 성장해왔기에 이젠 대학의 교육·연구·봉사기능을 대외적으로 공유하며 도민들께 보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충북대는 지난 4일 위기·재난관리 전문가인 이재은(53·사진·충북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043-261-3909) 행정학과 교수를 대외협력본부의 초대 본부장으로 임명, 앞으로 2년간 대학 홍보팀과 발전기금재단팀, 대외협력팀을 총괄하게 된다.

대외협력본부 신설과 이 본부장의 이번 인사는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의 총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김수갑 총장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충북보은 출신으로 청석고와 연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이 본부장은 동대학원에서 행정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0년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2004년 당시 39세의 나이로 청와대 NSC 최연소 자문위원과 2009년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실 정책자문위원으로 최장기간(8년) 활동하며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점검했고 학문적 기틀을 마련했다.

이밖에도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소장, (재)희망제작소 재난관리연구소장, (사)국가위기관리학회장,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재난재해특별위원,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사)한국정책포럼 회장, 세종특별자치시 안전도시위원회 위원장, 충북도 위기관리정책자문관, 청주시 안전도시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 본부장은 “충북대는 각 분야 최고 전문가인 758명의 교수와 박사, 연구원 등을 보유한 거점국립대로서 충북도내 11개 시군은 물론 세종시까지 그 영역을 넓혀 포괄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매주 3개 기관씩 방문, 탁상이 아닌 현장을 누비고자 한다”며 “그동안 대외언론 위주의 업무에서 벗어나 정부와 지자체, 의회, 연구기관, 기업, 중소상공인, NGO까지 그 기능을 점차 확대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대학발전 기금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충북대는 다른 거점국립대들과 탄생배경부터 다르다. 다른 거점대의 경우 국립학교 설치령에 따라 국무회의에서 국립대로 지정, 국고로 설립됐다. 반면 충북대는 한국전 이후 충북도민들이 기부한 성금과 쌀 등으로 벽돌을 쌓아 올렸고 정부도 이러한 도민들의 노력과 정성에 감복해 국립대로 인정해 준 유일한 대학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지역적이지 않으면 세계적인 대학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자로서 가장 지역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글로벌 입니다. 전 세계 유일한 문제와 해법이 나오는 곳으로 지역에 초점을 맞춰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만 글로벌대학으로 갈수 있습니다. 즉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만 가능한 것이지요.”

이 본부장은 “건강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대학과 연계되면 지역사회에 필요한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교수들과 사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갈 곳 없는 시민사회단체를 입주시킬 수 있는 NGO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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