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실물경제에까지 파장이 미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지난 12일(현지 시간) 10% 안팎 급락했다. 사흘 전 '검은 월요일'의 충격으로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다시 대폭락 장세가 덮친 것이다.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52.60포인트(9.99%) 하락한 2.1200.6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2013.76포인트 내린 데 이어 또다시 2000포인트 넘게 떨어져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0% 가까이 동반 하락했다. 런던 증시 FTSE 100 지수도 5237.48로 10.87% 급락했는데 이 역시 1987년 이후 최악의 낙폭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도 12.24% 떨어졌고, 프랑스 파리 CAC40 지수도 12.28%나 주저앉았다.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로나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다.

지난 13일 코스피는 사흘째 계속된 폭락으로 1780선마저 속절없이 무너지며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39.49포인트(7.01%) 내린 524.00으로 마감했다. 장중 낙폭이 커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와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특히 주가 폭락으로 주식 반대매매 규모가 약 11년 만의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개인 투자자의 '깡통 계좌' 속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주식 반대매매 규모가 하루평균 137억원으로 2009년 5월(143억원)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연이어 폭락하자 주식 미수금이 더 쌓이고 증권사가 강제 처분에 나선 부실 주식이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일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코스피가 1100선까지 떨어지는 등 '투자 빙하기'가 올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상황을 토대로 미래에 대한 예측과 판단을 종합적이고 선행적으로 반영하는 금융시장은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지구촌 안보와 글로벌 경제에 전례 없는 위협이 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졌다. 이제 국제사회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동 방역뿐 아니라 증시 폭락 등으로 가시화 된 금융위기에 적극 공조해야 한다.

자국 이기주의나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경솔한 행보는 자칫 치명적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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