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의 무관심, 홀대 받았다

이완영 조합장
이완영 조합장

 

청주 원도심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탑동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이 오는 20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특별분양과 일반분양에 나선다. 사업이 추진된 지 13년만에 이룬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꼽힌다.
청주 탑동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을 이끈 중심에는 이완영(65·사진) 조합장이 있다.
이 조합장은 “13년 동안 조합을 이끌어오면서 좌절의 쓴맛도 봤고, 주위의 따뜻한 조언으로 용기도 얻었다”며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조합원들이 늘 곁에 있었기에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탑동 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자치단체의 무관심이라고 지적했다.
이 조합장은 “공공기반시설을 설치하는데 조합원들이 토지와 비용을 엄청나게 부담했다”며 “도로, 주차장, 공원 등 기반시설조성 중 새롭게 설치되는 정비기반시설의 총비용이 161억여원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중 용도폐지되는 정비기반시설 총액 34억여원, 무상양도 대상액이 34억여원으로 조합원들이 부담하는 비용이 127억여원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공공시설 기반시설은 수도권과 대전시의 경우 30~40%정도 지원하고 있는데 청주시는 공공기반시설의 토지와 비용을 모두 조합에서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탑동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통해 건폐율을 축소한 대신 용적률을 상향, 단지의 쾌적성을 높임과 동시에 조합원들의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변경된 내용은 사업 면적이 7만8627㎡로 변동이 없지만, 건축 바닥면적은 1만2792㎡에서 1만1775㎡로 1017㎡가 줄었다. 반면 건축 연면적은 20만5968㎡에서 22만3349㎡로 1만7381㎡가 늘어났다.
건폐율이 기존 20.7%에서 19.05%로 1.65% 감소한 반면 용적률은 236.32%에서 246.43%로 10% 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지면적 대비 건축 바닥면적 비율’인 건폐율이 줄면서 단지 내에 녹지와 공원, 휴식 공간 등이 늘어나 쾌적성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이 조합장은 “청주시의 주택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112%로 공급이 많다보니 분양에 대한 고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로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고 판단해 사업시행계획변경을 통해 단지의 쾌적성을 높이고 분양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양성이 높아진 만큼 사업성도 향상돼 결국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합장은 코로나 19가 발목을 잡긴 해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원도심 지역주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조합장은 “충북도청과 육거리시장 상인 등 원도심 주민들의 기대감이 아주 높다”며 “낡았다고 도시를 버릴 수는 없지 않느냐. 기반시설이 낙후되고 살기가 불편한 동네여서 주택재개발사업이 추진된만큼 청주의 명소로 개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조합장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는 올스톱 된 상태였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그만 둘 수는 없다고 생각해 끝을 보겠다는 결심을 했다”면서 “사업기간이 길어져 조합원들에게 미안하지만 대신 좋은 아파트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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