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일수 10일 감축 권고…"개학 시기 탄력 조정"
학사일정 전면조정 불가피…‘수능 연기’는 일단 보류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2주일 더 미뤄졌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국 학교 신학기 개학일을 4월 6일로 추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개학 1주일 연기를 처음 발표했다가 지난 12일 다시 2주일을 더 미뤘다. 이날 발표는 3차 개학 연기(3차 휴업 명령)다.

개학을 한 차례 더 미루는 이유에 대해 교육부는 "질병관리본부 등 전문가들이 밀집도가 높은 학교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안전한 개학을 위해서는 현시점으로부터 최소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사상 초유 '4월 개학'에 따른 학교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사일정지침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 "개학 연기 4∼5주차에 휴업하는 일수인 열흘을 법정 수업일수(초중고 190일, 유치원 180일)에서 감축하라"고 권고하면서 줄어드는 수업일수에 비례해 수업시수(이수단위)도 감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수단위는 줄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일수가 줄면 하루 수업량이 증가한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런 우려를 덜게 됐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 변동에 따라 '4차 개학 연기'를 하거나, 역으로 3월 말에 다시 개학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교육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를 거치고 감염증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개학 시기와 방식 등은 탄력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대입일정은 고교 개학 연기가 더 장기화할 가능성을 고려해 여러 가지 변경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입일정은 개학과 동시에 발표될 예정이다.

1993년 수능이 시행된 이후 수능이 미뤄진 적은 모두 3번이다. 가장 최근인 2017년에는 수능일 하루 전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하며 수능이 긴급히 연기됐고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었다.

2005년과 2010년에는 각각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때문에 일주일 연기됐는데 당시 연초부터 수능을 미루기로 확정해둔 터라 혼란은 없었다.

개학 연기 기간에 각 학교는 원격 학습을 운영한다.

교사들은 휴업 3주차인 이번 주(16일∼20일)에는 온라인 학급방을 통해 학습 콘텐츠와 일일 학습 방법 등을 안내한다. 휴업 4주차(3월 23일 이후)부터는 휴업 종료 후 정상 수업 운영을 고려해 더 체계적인 교과학습 프로그램과 과제·피드백을 제공한다.

교육부는 정보소외계층 학생에게 컴퓨터·인터넷비를 지원하고, 학교가 보유한 스마트기기를 학생이 대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개학이 연기되는 동안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은 오후 7시까지 계속 제공한다. 어린이집도 긴급보육을 계속 실시한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직 중에 조리원과 같은 방학 중 비근무자에게 청소·위생·시설 관리 등 대체 직무를 부여하겠다는 방안도 발표했다. 학교 내 공무 지원이 원활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휴업 장기화 상황에서 학습 결손 및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개학 후 정상적으로 학교에 복귀할 수 있도록 촘촘히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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