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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참 희한한 나라 한국, 한국인
동양칼럼/참 희한한 나라 한국, 한국인
  • 김영이
  • 승인 2020.03.17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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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동양일보 김영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코로나19로 인한 사재기 광풍이 전 세계적으로 몰아치고 있다. 이성을 잃을 정도의 사재기 끝이 보이질 않는다.

자본주의의 표상 미국을 보자. 땅덩어리가 워낙 크다 보니 미국은 허리케인이나 홍수 같은 크고 작은 자연재해가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보니 며칠씩 필요한 생필품을 쟁여 놓는 것은 일상이 되다시피 한 나라다. 심하게 표현해 사재기에는 일가견이 있다고나 할까.

미국엔 지난 16일 현재(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4158명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웨스트버지니아 1곳을 제외한 49개 주와 워싱턴DC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도 74명이나 된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국가비상사태 선포이후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면서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여러 주와 시에서 사람들을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통행금지나 소상공인들의 생업에 타격을 줄 게 뻔한 식당·술집의 영업제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식당이나 술집에서 포장 음식을 사거나 차에 탄 채 주문하는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는 가능하다,

심지어 뉴저지 같은 곳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도 운영을 중단했고 미국의 수능시험인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도 오는 5월로 예정된 시험을 연기했다고 한다.

미국의 대형마트 상품 진열대가 통째로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은 미국의 허구성을 보여준다. 세계 최강국, 미국사람들이 보인 행태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마스크, 손세정제, 휴지, 감기약 등 비상약, 락스 등 생필품을 싹쓸이 해 살 수가 없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캘리포니아의 사재기 1위 품목이 총기류라는 말까지 들린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미국에서 벌어지는 실상이다. 미국인들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집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총을 사두려 한다고 한다.

적대국인 이란 국민들은 미국의 사재기 혼란을 두고 조롱과 조소를 퍼부었다. 그들은 비록 이란은 미국보다 가난하지만 1980년 이라크와의 전쟁때에도 이러지는 않았다며 이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정상국가냐고 냉소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많이 살 필요 없다”며 사재기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지먼 별무 소득이다. 펜스 부통령은 차를 탄 채로 검사를 받는 한국형 새 제도인 드라이브 스루 운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유럽도 야단이다. 유럽으로 들어오는 문, 유럽 안의 국가간 문도 닫혀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자 나라마다 국경 통제에 들어갔고 행사 중지, 마트와 약국 등 생활에 필수적인 점포를 제외하곤 영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프랑스에서는 아예 15일간 이동금지령을 발동하고 오는 22일로 예정된 지방선거 결선투표를 연기했다.

각 나라에서 텅 비어 있는 마트의 상품 진열대를 보는 것은 낯설지 않다.

호주 슈퍼마켓에서는 휴지를 놓고 칼부림이, 영국 길거리에서는 싱가포르 출신 대학생이 이유없이 폭행을 당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화장지가 부족하지 않았고 싱가포르 출신 대학생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비이성적 행동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세계적 대유행에 접어든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슴 아픈 현실이다.

우리나라 국민들 역시 코로나19 앞에서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줄 서야 하는 불편을 겪은 것 말고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사재기를 위해 몸부림치지는 않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한때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씩 늘어나고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은 식당이든, 일반 점포든 그 지역이 쑥대밭이 됐는데도 사재기 ‘난리’는 없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외국에서 찬사를 받듯이 사재기 없는 코리아 역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대단한 시민의식이다. 과거 전쟁 위협에 부딪쳤을 때 사재기 했던 경험이 지나고 보니 부질없다고 느껴서인지 모른다. 나 혼자서는 못 산다는 공동체 의식이 발동한 게 틀림없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마스크 대란은 애교 수준에 불과하다는 말이 뻥은 아닌 것 같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보여준 한국인의 대담성과 침착성, 한국은 역시 대단하고 희한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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