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북 10개 시·군 강풍주의보→강풍경보 격상
피해 신고 70여건…선별진료소 철거·운영중단도

19일 새벽 진천군 진천읍 한 아파트 옥상에서 강풍에 날려 떨어진 철제구조물로 주차된 승용차가 파손됐다. 이날 진천의 최대순간풍속은 시속 49.7㎞를 기록했다. <진천소방서>
태풍급 강풍이 몰아친 19일 오후 제천시 흑석동의 천막 시설물이 도로 위로 날아와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전국 곳곳에 강풍특보가 내려진 19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도로에 강풍으로 가로수가 쓰러져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19일 태풍 수준의 강풍이 불면서 충청권 일부지역에서도 강풍주의보가 강풍경보로 격상됐다. 곳곳에서 피해도 잇따랐다.

충청권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정오를 기해 충북 영동과 충남 당진·서천·계룡·홍성·보령·서산·태안·예산·공주에 발효됐던 강풍주의보를 강풍경보로 변경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충청권 전역에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일부 지역에선 시속 90㎞(초속 25m) 안팎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고, 내륙에도 시속 65㎞ 안팎으로 바람이 강해지고 있다. 예산 원효봉의 최대순간풍속은 시속 96㎞(초속 26.7m)을 기록했고, 단양 영춘 시속 83.5㎞, 추풍령 81㎞, 음성 71.3㎞, 제천 70.2㎞, 청주 52.9㎞ 등에도 거센 바람이 불었다. 서해 중부 전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발효 중이다.

태풍급 강풍이 불면서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운영을 중단하거나 철거됐다.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선별진료소 천막 7동 중 2동이 철거됐고, 유성구보건소의 드라이브스루 승차진료소는 운영을 중단했다. 세종 조치원보건소도 음압시설이 있는 텐트 등도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천안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드라이브스루와 동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도 20일 오전까지 폐쇄된다. 충북에서도 증평·음성 선별진료소가 운영을 중단했다. 청주에선 충북대병원, 한국병원, 서원·청원보건소는 천막시설을 철거했고, 청주의료원, 성모병원, 상당보건소는 천막을 철거하진 않고 대기장소로 운영한다.

강풍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새벽 5시 22분께 진천군 진천읍 한 아파트 옥상에서 가로 1m, 세로 1m 크기 사각형 모양의 철제 구조물이 강풍에 날려 지상 주차장으로 떨어져 아반떼 승용차가 파손됐다. 오후 1시 30분께는 제천시의 한 제약회사 물류창고의 벽면 패널이 강풍으로 떨어졌다. 제천과 단양의 건물에선 간판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들 사고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다.

충북도소방본부에는 이날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강풍 관련 119신고 20건이 접수됐다. 충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나무가 쓰러지려고 한다’, ‘간판이 떨어지려고 한다’ 등의 신고가 대부분”이라며 “강풍으로 인한 인명피해 등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도 강풍으로 이날 새벽 서구 용문동 신천지교회 옥상 십자가 구조물이 1층 슬레이트 지붕으로 떨어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전 8시 35분께는 성서동의 공장과 용운동 주택에서 철판지붕이 날아갔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9시께는 서구 둔산동 한 사거리의 가로수가 쓰러지기도 했다. 도로 표지판이나 간판이 추락할 위험이 있다는 신고 등 오후 3시 기준 대전시소방본부에 접수된 강풍 피해 신고는 29건에 달했다.

충남에서도 천안과 예산, 당진 등에서 파라솔과 문짝 등이 도로 위로 날아가고, 지붕에 있는 교회 종탑이 흔들린다, 나무가 쓰러지려 한다는 등 2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돼 당국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낮 12시 31분께 당신시 송악읍 한 주택에서 외벽이 떨어졌고, 태안 원북면에서도 가로수가 주택으로 쓰러진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현재까지 별다른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번 강풍은 20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강풍주의보가 내일(20일) 새벽 2~3시께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선별진료소와 같이 야외에 설치된 천막이나 간판, 건축공사장 등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역종합/이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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