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세대별 일반 국민 인식조사 결과 발표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국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외국어 표현에 대해 70세 이상은 6.9%만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신문맹’이 우려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글문화연대와 공동으로 정부 보도자료와 언론 기사 등에 사용된 외국어 표현 3500개를 국민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의 외국어 표현은 ‘필리버스터’, ‘모빌리티’, ‘비건’, ‘컵홀더’ 등 3395개의 낱말과 ‘ICT’, ‘SUV’, ‘WHO’, ‘EU’ 등 105개의 문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30.8%(1080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대별로는 69세 이하에서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1378개(39.4%)인 것에 비해 70세 이상 응답자의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242개(6.9%)뿐이었다.

일반 국민의 이해도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전체 평균은 61.8점이었으며, 69세 이하는 66.9점이었으나 70세 이상은 28.4점으로 세대 간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이해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QR코드’, ‘팝업창’, ‘키워드’, ‘모바일앱’, ‘패스워드’, ‘스쿨존’, ‘노키즈존’ 등 346개 표현은 69세 이하가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과 70세 이상이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이 단어마다 50% 이상 차이가 났다. 이러한 이해도 격차는 특히 정보통신 관련 단어에서 두드러졌다.

‘루저’, ‘리워드’, ‘스트리밍’, ‘리스펙트’, ‘스킬’, ‘메디컬’, ‘3D’ 등 1245개 표현은 70세 이상 응답자의 10% 이하만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신문맹이 우려될 정도로 외국어 표현에 대한 세대간 격차가 매우 크다”며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해 ‘코호트 격리’, ‘드라이브 스루’ 등 어려운 외국어가 계속해서 쓰인다면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고령층이 지속적으로 정보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어기본법 제14조에서는 공공기관 등이 공문서를 작성할 때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무장으로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하되 △특별한 경우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 글자를 병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1~2월 14~69세(온라인)와 70~79세(1:1 개별면접) 300명을 35개 모둠으로 나눠 한 모듬 당 100개 단어를 제공, 5점 척도로 응답하게 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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