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낮을수록 과의존 위험군 빠르게 증가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하루종일 TV나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게 꼴 보기 싫어서 밖에 나갔지만 놀이터에 누가 왔다 갔는지도 모르고 애들은 앞뒤 안가리고 바닥에 뒹굴면서 노니까 불안해서 결국 또 핸드폰을 주게된다"(7세, 10세 자녀를 둔 A씨)

#"아무리 학습컨텐츠라고 해도 유튜브로 보고 있는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초3 아들을 둔 B씨)

#"책만 읽는 것도 한계가 있고 온라인 학습으로 제공된 교과 진도를 확인해야 하니 태블릿 PC를 보여줬는데 학습이 끝났어도 다른 컨텐츠를 보는 등 탭을 계속 보고 있었다"(초3, 초5 남매를 둔 C씨)



코로나 19 확산으로 개학이 3차례 연기됨에 따라 학습에서부터 실내놀이활동까지 온라인을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 과의존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TV,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미디어를 최대한 차단했던 어린 자녀를 둔 일부 부모들은 늦어지는 개학으로 어쩔 수 없이 노출시킨 상황에 씁슬해 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세종온라인 학습에는 에듀넷 디지털교과서, e학습터, '집에서 즐기는 초등 에피타이저 카페', 유투브 채널 등이 있다.

시교육청은 에듀넷(위두랑), 클래스팅, 네이버 밴드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학급을 구성하고 신학기 학급 소개와 가정생활 수칙 준수는 물론 온라인 학습 운영 방법 등도 자세히 각급학교에 안내한 바 있다.

밀크티, 엘리하이, 아이스크림 홈런 등 초등학생 인터넷 강의도 많이 찾는 학습컨텐츠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영유아들을 위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활동'을 육아정책연구소 홈페이지(http://kicce.re.kr)에 23일부터 게시했다.

무궁화태권도는 원생들이 실시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매주 월, 수, 금 오후 7시에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 태권도 수업이 진행된다.

이처럼 학습에서부터 신체활동까지 모두 온라인을 활용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불안해 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자녀가 상담치료를 받은 김모씨는 "산만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 상담을 받아보니 미디어 노출이 큰 원인으로 나왔고 지난해 5월부터 미디어 금식을 했었다"며 "학교, 학원도 못가고 외부활동까지 힘들어진 지금같은 사황에서 어쩔 수 없이 미디어에 다시 노출된 우리 아이가 괜찮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는 2017년 20만 2436명, 2018년 19만 6337명, 2019년 20만 6102명이 디지털 미디어 과의존 위험군이라고 나와있다.

특히 중·고등학생과 달리 초등학교 4학년은 같은 기간 5만 335명, 5만 5467명, 2019년 5만 6344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연령이 낮을수록 과의존 위험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역의 한 심리상담센터 관계자는 "디지털 세대인 아이들의 과의존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긴 어렵다"며 "교육기관이나 가정에서 미디어 사용 지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신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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