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의 모습. 한창 체크인으로 붐빌 오후 2~3시에도 손님이 전혀 없다.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외 호텔들이 하나 둘 씩 쓰러지고 있다.

지난 23일 미국호텔숙박협회(AHLA)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호텔 객실 이용이 급감하면서 대규모의 불가피한 해고와 일시적 해고에 나서면서 미국 호텔업계 종사자 400만명(44%)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9.11 테러와 2008년 금융 위기를 합친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최근 13만명의 종업원 중 일부를 일시 해고하기 시작했다.

국내 주요 호텔 객실 이용률도 70%에서 5%까지 뚝 떨어졌고, 중소호텔의 경우 폐업까지 고려하는 등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SK네트웍스가 운영 중인 그랜드워커힐서울(5성급·412실)은 지난 23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한 달간 ‘셧다운(영업중단)’에 들어갔다. 또 워커힐호텔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운영 중인 캡슐호텔 ‘다락휴’ 제2여객터미널점도 이달 말까지 문을 닫는다.

중부권 유일의 5성급 호텔인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도 코로나19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출이 급감한데다 정부시책에 따라 일부 시설의 영업을 아예 포기하면서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호텔은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2억5000만원에 달하는 행사가 전면 취소됐고, 객실이용률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올 상반기 매출손실액이 1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확산방지 시책으로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휘트니스센터(휘트니스·수영장·사우나·스크린골프연습장)가 임시휴관에 들어갔다. 앞서 호텔에서 운영 중이던 뷔페식당 ‘카페그랜드’와 스카이라운지 ‘사모스’도 당분간 문을 닫았고, 한식당 ‘마마채’는 단축영업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호텔의 매출감소와 영업시설 축소로 인해 호텔 직원의 절반가량은 유급휴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예약됐던 많은 행사들이 모두 취소 된데다 객실손님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하기만 하다”며 “올 상반기는 대부분의 호텔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개점휴업상태나 마찬가지여서 하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하다. 호텔 종사자와 관련업체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지원이 절실하다”고 하소연 했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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