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근 취재부 차장

이도근 취재부 차장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에이프릴 풀(April Fool)'이란 말이 있다. 원래 서양에서 4월 1일 만우절 장난을 정오 이전에 하고 이후에는 장난임을 알리는데 오후 늦게까지 만우절 장난질을 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도 이처럼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카더라 괴담'을 난발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문자메시지로 '4월부터 교통범칙금이 2배로 오른다'는 소문이 확산돼 논란이 됐다. 매년 만우절이면 반복되는 '가짜 뉴스'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관련한 각종 '가짜 뉴스' 문제도 현재 진행 중이다.

사실 '카더라'가 난무하는 곳 중 하나가 선거판이다. 우리는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카더라의 진수를 목격한 바 있다. 부동산시장이나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온갖 테마주들이 출처도 불분명한 카더라만으로 가격이 순식간에 오르거나 곤두박질 치고 있다.

새삼 최근 취재 중 만난 한 경찰관의 말이 생각난다. "만연해 있어요.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도 안 돼요"라고 했다. 사회 곳곳에 스며든 허위의 진상을 한 마디로 압축해 주는 듯하다.

'진짜'보다 '가짜'가 더 주목받는 모양새다.

문제는 이런 가짜뉴스에 반응하면서 병리현상을 일으키는 거다. 카더라로 오른 집값의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이 진다. 잘못된 국회의원을 선택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그래서 소문이 카더라로, 극단적인 괴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에이프릴 풀은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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