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9060명 대상 ‘2019년 가족폭력 실태조사’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여성의 10.3%, 남성의 6.2%가 지난 1년 동안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8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가정폭력 실태조사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4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조사 결과 여성은 배우자로부터 정서적 폭력(8.1%), 성적 폭력(3.4%), 신체적 폭력(2.1%), 경제적 폭력(1.2%) 순으로 피해를 입었다.

남성은 정서적 폭력(5.8%), 신체적 폭력(0.9%), 경제적 폭력(0.8%), 성적 폭력(0.1%) 순으로 조사됐다.

배우자에 대한 폭력 이유는 여성과 남성 모두 ‘배우자가 나를 무시하거나 내 말을 듣지 않아서(여성 63.6%, 남성 63.9%)’와 ‘배우자로서의 의무와 도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여성 20.2%, 남성 15.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재산 관리’ 의사결정권자에 따라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응답자의 경우 배우자(남성)가 재산관리를 주도할 경우 가정 폭력 피해 경험률은 11.47%, 본인이 주도할 경우는 8.6%, 부부가 함께 의논해서 할 경우에는 7.6%로 가장 낮았다. 남성 응답자도 배우자(여성)가 할 경우 10.1%, 본인이 할 경우 7.6%, 부부가 함께 의논해서 할 경우 4.5% 등이었다.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응답률이 81.5%로 지난 조사인 2016년(77.6%)에 비해 높아졌다.

응답자의 94.7%는 ‘이웃의 아동학대를 목격하면 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답했고, 88.3%는 ‘이웃의 부부간 폭력을 목격하면 신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답했다.

책임연구자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정혜 박사는 “이번 조사에서는 가정 내에서 재산관리를 배우자가 주로 하는 경우보다 배우자와 함께 의논해서 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폭력 피해 경험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평등한 관계에서 폭력이 더 적다고 볼 수 있어 평등한 가족관계 및 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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