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다녀온 충청권 주민 코로나19 연쇄 확진대전·천안·청주·증평 주민 각 1명 감염…충북도 행정제제 검토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미국과 유럽을 다녀온 충청지역 주민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해외 입국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대전시와 충남도에 따르면 유럽에서 귀국한 유학생 2명이 대전과 천안에서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 확진자는 유성구 용산동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으로 지난 1월 아일랜드로 출국했다가 24일 입국했다. 입국 후 대전 집에만 머물러 특별한 동선은 없고, 밀접 접촉자는 부모 2명이다.

천안 확진자는 지난 21일 영국에서 귀국한 30대 남성이다. 23일 콧물 등 증상으로 천안 서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당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공항 검역을 통과해 동생 차를 타고 천안 집에 도착 후 외출을 하지 않고 대부분 집 안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전 유성구 구암동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보험설계사와 전날 확진된 40대 여성(대전 27번 확진자)의 고교생 아들 등 확진자 4명이 추가되면서 대전·세종·충남 누적 확진자는 199명(대전 31명·세종 44명·충남 124명)이 됐다.

충북도에 따르면 증평군 증평읍 거주 박모(60·여·전업주부)씨와 청주시 흥덕구 거주 이모(21·대학생)씨가 25∼26일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씨는 미국 뉴욕에서 사는 딸 집에 방문하기 위해 지난 2일 출국했다가 24일 귀국했다.

입국 당시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으나, 이튿날부터 인후통·근육통·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 증평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이씨는 지난 10∼20일 프랑스와 영국을 여행한 후 21일 낮에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23일에 콧물, 코막힘, 미각 저하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이씨는 인천행 비행기에 동승한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상태에서 검사를 받았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 입원 조처와 함께 이들의 정확한 이동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도내 첫 해외 입국자 확진 사례라는 점에서 방역 당국은 해외 입국자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104명 중 절반이 넘는 57명이 해외 유입 사례였다.

해외 유입 사례가 지속하고 있고, 검역 과정에서 확진자 추가됐을 것으로 보여 해외 유입 환자 비중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정부는 27일부터 유럽에 이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검역을 강화하고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충북도 역시 이런 정부 방침에 맞춰 해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검역과 입국자 자가격리 등 조치를 철저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충북도는 코로나19 관리 규정을 일부 어긴 것으로 추정되는 박씨와 이씨에 대한 행정 제재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박씨는 검체 채취 후 곧바로 귀가하지 않고 병원·식당 등을 방문했고, 이씨는 해외여행 자제 권고 기간에 유럽을 다녀왔다.

충북도는 행정명령을 발동해 관리 지침을 어기면 확진 시 병원 치료비 등을 모두 자부담시킨다는 안내문을 박씨와 이씨를 포함한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안내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충북 도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해외를 다녀온 주민 2명과 그 가족 1명(청주)을 포함해 모두 41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괴산·청주 각 11명, 충주 10명, 음성 5명, 증평 2명, 단양·진천 각 1명이다. 지영수·정래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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