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충북교육도서관 교육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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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일상생활의 많은 부분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로 변화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사용하는 단어에서 먼저 감지된다. 지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말은 ‘개인위생, 마스크, 사회적 거리 두기’ 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란 단어를 최근에 가장 많이 쓰고 있는데 말 그대로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들과 만남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유엔미래보고서 2045’에서도 전염병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으로 정확한 보고와 신속한 격리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현재에 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의 하나다.

실제로 학생들은 개학이 미뤄져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직장인들도 재택근무를 하거나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는 상황이다. 결국, 가장 큰 변화는 공간의 이동이 최소화되면서 여러 불안감을 안고 집에서 지낸다는 것이다.

며칠 전 전화 통화를 하다가 집에 있는 자녀들이 많이 답답해하며 핸드폰과 컴퓨터에만 의존하는 것이 심해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또한, 대화 내용이 대부분 불안한 것들이어서 무기력해지고 있으며 외부의 문제보다도 마음에 나쁜 바이러스가 코로나19처럼 번져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이야기도 나눴다.

우리는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신체적인 변화와 정신적인 변화를 느끼게 되고 나름대로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도 중요하지만 나름의 방식대로 적응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에 오래 머무르게 되는 상황에서 컴퓨터로 정보를 얻고 좋은 내용의 영상도 보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외부 활동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작은 즐거움을 맛보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것, 그리고 나에 대해 좀 더 집중하게 하는 것이 뭐가 있을까? 그것은 바로 ‘독서’다.

정민 교수의 ‘오직 독서뿐’ 이란 책이 떠올랐고 성현들의 여러 말씀이 공감됐다.

이덕무는 ‘이목구심서’에서 독서의 효용에 대해 “독서는 정신을 기쁘게 함이 가장 좋고 그다음은 받아들여서 활용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해박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책을 읽어 얻는 효용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먼저 우리를 반응하게 하는 것은 기쁨과 즐거움의 감정이다.

독서는 실제적인 활용과 다양한 부분에 대해 지식을 쌓게 하고 넓은 안목과 식견을 갖게 하며 마음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게 한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자신과 대화를 나누며 어느새 깨달음을 얻고 마음의 주인으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다.

또한 박지원의 ‘원사(原士)’에서 “군자의 아름다움 말도 간혹 뉘우침이 있음을 면치 못한다. 착한 행실도 때로 허물이 있을 수가 있다. 독서에 이르러서는 1년 내내 해도 뉘우칠 일이 없고 1백 사람이 말미암아도 허물이 없다. 많을수록 더욱 유익하고 오래되어도 폐단이 없는 것은 독서뿐이다”라고 했는데 옳은 말이다.

갑작스러운 바이러스의 공포로 마음이 흔들리고 있을 때, 생활의 흐름이 바뀌어 혼란스러울 때, 밖으로 나가지 못하며 공간적 제약이 가해진 상황에서 우리의 마음을 스스로 다잡고 긍정의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독서라고 생각한다.

봄이 다가와 풀과 꽃을 보며 야외에서 활발하게 직접 경험을 하는 상황이 올 때까지 집에서 책을 읽으며 간접 경험을 통해 이 어려운 시간을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 책콕(책과 함께 집콕)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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