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특유의 친화력 최대강점... 정, 정석모·JP등 후광

정진석 후보
박수현 후보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그들’이 다시 붙는다.

공주·부여·청양의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의 4.15총선 리턴매치는 지역 정가의 ‘흥미 유발지수’ 최고로 꼽힌다.

둘 다 충청지역 정치권의 대표적 상징성을 갖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 출범때부터 청와대 ‘입’이었던 박 전 대변인은 ‘백마강 벨트’ 진보진영의 리더로 불린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공주시에서 당선의 깃발을 꽂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당시 공주는 부여·청양과 지역구가 달랐다.

3개 시군이 한 선거구로 전격 통합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칼’을 섞었다. 정 의원이 승리의 여신을 안았다.

박 전 대변인은 이때 공주에서 승기(득표율 50.06%)를 잡고 선전 했지만 부여·청양의 뿌리 깊은 보수표심을 뚫지 못했다. 정 의원이 3367표(3.1%p차) 앞선 피말리는 승부였다.

4년만에 지역구 탈환을 노리는 박 전 대변인의 최대 강점은 특유의 스킨십과 소통능력이다. 깔끔한 일처리가 돋보이며 만나는 이마다 두루 ‘형님·친구·아우’로 품는다.

지역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며 발품을 파는 그에게 유권자들은 “저렇게 까지 하는데 어떻게 안찍어줘?”라며 ‘사람이 됐다’고 인정한다. 특히 지난번 패인이었던 부여·청양의 민심을 얻기 위해 크게 공들이고 있다.

P 전 충남경찰청장이 2012년 19대 총선에서 박 전 대변인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을 확인한 후 아예 지역구를 세종시로 옮겨버렸다는 일화는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진다.

국회의장 도전 의사까지 밝힌 ‘디펜딩 챔피언’ 정 의원은 5선을 노리는 중진으로 지역내 보수를 대표한다. 화려한 스펙도 그의 자랑이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 미국 특파원을 지냈다.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사무총장과 당 원내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아버지 정석모 씨와 김종필 전 총리의 후광도 영원히 녹지 않는 ‘만년설’이다.

특히 2018년 이전까지 오로지 보수진영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에게만 자리를 허용한 부여와 청양의 ‘콘크리트 지지’는 그가 믿는 중핵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공주·부여·청양 3곳의 지자체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의 수중으로 떨어졌다. 민심의 풍향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박 전 대변인에게는 희망이지만 정 의원으로서는 ‘두려움’이다.

최근의 여론조사는 예측불가 혼전이다.

지난 1월 18~19일 굿모닝충청·리얼미터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C&I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박 전 대변인(42.6%)이 정 의원(34.8%)을 7.8%p나 앞선바 있다.

그러나 매일경제·MBN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이달 23~25일 조사한 결과는 정 의원이 43.5% 지지율로 박 전 대변인(35.3%)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밖에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 전 대변인은 동양일보와의 통화에서 "19대 국회의원 시절 한 언론에서 저에게 ‘서민의 대변자’라는 영광스러운 닉네임을 기사제목으로 달아 준 적이 있다”며 “이제 청와대 대변인에서그 제목에 맞는 농민과 서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전했다.

그는 “4년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준비된 박수현이 코로나 퇴치와 이후 민생경제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원측에서는 바쁜 일정을 이유로 ‘출마의 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마지막 변수는 19대 총선에서 부여·청양의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던 김근태 예비역 대장이다.

이번에 컷오프 당한데 반발한 그는 미래통합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가 ‘끝까지’ 갈 경우 보수표의 분열은 불문가지다. 정 의원에게는 잠 못 드는 ‘공포’다.

이곳 지역구에는 민생당 전홍기, 배금당 이홍식, 무소속 정연상 후보가 함께 도전장을 냈지만 전체적 표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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