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동양일보]제주 애월읍에는 제주의 최연소 해녀 정소영(35)씨가 살고 있다. 9년차인 그녀는 27살 때부터 물질을 시작했다고 한다. 중고등학교도 제주도에서 나왔고 원래는 수영 선수였었다. 도대표도 했었고 메달도 전국권에서 땄다. 그런데 고2 때 슬럼프가 온 후로 선수 생활은 접고 수영 강사를 하다 살이 쪄서 그만두고 은둔생활을 했다. 그래도 살려면 돈이 필요하였다. 핸드폰 비용도 필요하고, 밥값도 있어야 했기에 도시에서 식당일과 각종 알바도 하면서 어찌어찌 지냈단다. 그런데 물질을 하시며 사시는 어머니가 차라리 섬으로 들어오라는 권유에 싫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섬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녀는 고무 옷을 입고 7kg의 납덩이를 허리에 차고 태왁을 들고 물안경을 쓰고 물질을 배웠다. 한 손에 빗창을 들고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물속에 있을 수 있는 건 1, 2분이다. 물 밖으로 나올 때면 돌고래울음소리같은 숨비소리로 목숨을 되찾곤 했다. 물질 시간은 4시간에서 8시간 남짓이라고 한다. 손바닥만 한 전복을 발견할 때면 숨 쉬는 것도 깜빡 잊는다고 한다. 나이 든 해녀의 얼굴 주름이 파도를 닮았다. 진짜 해녀의 삶은 어떨까? 해녀에 대한 일반인의 환상이 많지만,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는 말이 있듯이 정소영씨에게 물질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다. 누군가는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다른 누군가는 컴퓨터 앞에서 그달의 지출을 계산하듯, 정소영씨도 한 끼의 밥을 위해, 살림을 위해 묵묵히 물질을 할 뿐이다. 그렇게 해녀로서 평범한 삶을 열심히 살아가면서 그녀가 절실히 지키는 좌우명은 욕심 부리면 죽는다라는 것이라고 했다. 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다. 욕심은 현실에 대한 판단력을 흐리게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수십만 원짜리 대왕문어가 눈앞에 있어도 숨참는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바로 죽음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나이 들어가면서 부리는 욕심은 화를 자초하기 마련이다. 욕심은 무의식을 힘을 약화시키고 의식에 과부하가 걸리게 한다. 그래서 주위에서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걸맞지 않는 일을 벌이다가 화를 자초하는 예가 부지기수이다. 재물을 탐내던 사람들이 구치소를 다녀와서 삶이 달리지는 것, 혹은 며칠간의 휴가를 다녀와서 마음이 안정감을 찾는 것은 의식이 무엇인가를 포기하면 무의식이 활성화되면서 진정으로 자신이 가야할 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욕됨을 참기 어렵고, 가진 것 많아도 베풀기 어렵고, 어려움을 만나면 정법을 행하기 어렵고, 부귀하여도 교만하거나 재물과 명예에 얽매이지 않기가 어렵다. 어렵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말 타면 종두고 싶다. 사람의 욕심이란 한이 없다는 말이고,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못 채운다. 아무리 넓고 깊은 바다라도 메울 수는 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메울 수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욕심이 한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아흔아홉 섬 가진 사람이 한 섬 가진 사람의 것을 마저 빼앗으려 한다. 재산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재산에 대한욕심이 더욱더 크게 생기게 마련이고 아홉 섬 추수한 자가 한 섬 추수한 자더러 그 한 섬을 채워 열 섬으로 달라 한다. 재산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재산에 대한욕심이 더욱더 크게 생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기 때문에 이처럼 그것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표현들도 너무나 많다. 살아보면 정말 맞는 말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가진 이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잃어버리기 싫어하고 더 많은 것을 얻고자 무단한 노력을 한다. 그 사람들이 꼭 나쁜 사람들이라서가 아니라 사람의 본능처럼 인간의 욕심은한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아무리 아닌 척해도 깊숙한 내면에 욕심은 가지고 있는 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속성을 조절하고 억누르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해야한다. 욕망은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것인데 그 욕망이 비현실적으로 지나칠 경우 에 욕심이라고 하는 것이다.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을 볼 때면 먹기 살기 넉넉해서 여유가 있어서 하는 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이라서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욕심을 버리고 살 수는 없지만 이런 본능을 억제하려고 노력한다면 좀 더 행복한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제주도 최연소 해녀 정소영씨의 좌우명 ‘욕심 부리면 죽는다.’를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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