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숙 충북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김화숙 농촌지도사

[동양일보]농업인이란 토지를 이용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동식물을 길러 생산물을 얻어내는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농업의 의미는 생산을 뛰어 넘어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농산물 가공사업, 체험 등 융복합사업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뭐 좀 만들어 먹어 볼까? 생각해보면 무엇을 만든다는 건 참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비올 때 생각나는 부침개도 밀가루, 부추, 양파, 당근, 계란을 기본 반죽으로 하고 가스레인지 위 잘 달궈진 프라이팬에 정성스럽게 만든 반죽을 한 국자 떠놓기 까지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즉 생산을 기반으로 하던 농업인이 가공식품을 제조한다 것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공장을 세울 적합한 지역, 제조를 할 수 있는 건물, 만들고자 하는 제품의 품질관리 등 무엇하나 농업인이라고 봐 주는 것은 없다. 또한 식품제조·가공업 등록을 한 후 세무서에 사업자신고를 하고 품목제조 보고에 생산실적 보고, 부가가치세 신고 등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농업인도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이유 때문이다.

이렇듯 농업인 가공창업은 초창기에 시행착오도 많았으나 90년대 농촌여성 일감갖기 사업을 시작으로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였다. 이는 식품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노력하지 않는 농업인은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인구구조의 변화, 건강·편의성 중시, 가성비, 가심비 등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유튜브, 카카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 감성을 자극하고 유도하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충북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새롭게 농산물 가공사업을 시작하는 농업인들에게 창업교육을 중심으로 소규모 HACCP, 유기가공식품 등 품질인증 시범사업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맞벌이·1인 가구를 겨냥해 소포장제품 출시와 포장디자인 개선으로 소비자 필요 충족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R&D 신기술을 도입해 제조한 국내산 생청국(일본 낫토형태), 냉동별미밥, 팥고추장, 흑도라지청 등 다양한 제품 생산을 위해 연구‧지도‧농업인이 함께 고민하고 기술지원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가공하는 농업인들은 새로운 기술 습득을 위해 학습하는 농업인이 되어 최신 정보와 신기술 습득 등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주경야독해야 한다. 이는 충북의 농식품 가공사업을 이끌어 나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렇게 지역농산물을 활용하여 피와 땀과 정성으로 가공하는 농업인이 있어 갈수록 어려운 농촌 환경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고, 소비 트렌드에 맞는 변화를 통해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생발전으로 충북경제 4% 실현의 초석이 될 것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