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불화계 활성화 시킨 화승… 전통불화 맥 이어

이달의 역사인물 금호당 약효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공주시는 4월 이달의 역사인물로 마곡사를 중심으로 오늘날까지 전통불화의 맥을 잇게 한 최고의 화승 ‘금호당 약효’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금호당 약효(1846~1928)는 마곡사를 중심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불화를 그렸던 화승으로 ‘계룡산화파’를 형성, 전통불화의 맥을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한 인물이다.

속성은 김(金), 당호는 금호(錦湖), 법명은 약효(若效)인 금호당은 20대 초 출가하여 마곡사에 머물면서 불화를 그리며 후학 양성에 힘쓰다가 1928년 83세의 나이로 입적했다.

약효가 화승이 된 곳은 현재 추사고택이 있는 예산의 화암사로 이곳에서 약효는 불상과 탱화작업을 한 화원들이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을 보고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화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약효는 화승들을 쫓아다니며 주야를 가리지 않고 습화해 불과 10여년 만에 어느 불사에서든지 불화 작업을 지휘·감독하는 위치에 올랐다고 전해진다.

이후 계룡산 일대에는 약효를 중심으로 ‘계룡산화파’라는 거대 화맥(畵脈)이 형성돼 충청도 지역의 불화계를 활성화시켰고, 그 중 약효가 거주하는 마곡사는 한국 근대 불화 제작의 산실이라 할 만큼 많은 화승들을 배출하고 수작을 뽑아내는 불화소(佛畫所)로 자리매김했다.

평면지향적인 전통불화와 사실적인 입체감을 표방한 근대 서양화풍까지 수용하고 융합해 독자적인 화풍을 개발한 약효는 50여 년 동안 100여 점에 달하는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은 ‘마곡사 대웅보전 영산회상도’, ‘마곡사 백련암 신중도’ 등이 있으며, 마곡사 경내에 ‘금호헌답기념비’와 ‘금호불모비’, ‘대선사금호당진영’ 등에서도 약효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시는 전통불화의 맥을 잇고 몸소 부처의 자비를 실천한 금호당 약효의 삶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4월 이달의 역사인물로 선정하고 마곡사와 연계해 약효 특강 및 어린이 그림그리기 프로그램 등을 코로나19 상황 해제 이후 추진할 예정이다. 공주 유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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