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포장·KF94→ KF80… 약국·소비자 불만↑

유통업체로부터 덕용포장으로 약국에 납품돼 개별 포장된 공적 마스크.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코로나19사태로 인한 마스크 대란이 공급량 증가와 5부제 시행으로 점차 안정되고 있는 가운데 약국에 유통·판매되고 있는 공적 마스크의 덕용포장(德用包裝·내용물의 부피나 용량을 늘리거나 여러 개의 같은 상품을 한데 묶는 방식의 포장)으로 인한 판매가격과 위생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수 십 여장의 마스크를 한 뭉치로 납품하면 상대적으로 포장비용이 줄어들어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돼야 하지만 1장당 1500원 그대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낱장이나 2매 포장이 아닌 소분 마스크는 약국에서 아무리 청결한 상태로 포장지에 담는다고 해도 자칫 위생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약국과 소비자간 불필요한 갈등도 증가하고 있다.

청주의 한 시민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동네 약국마다 길게 줄을 늘어섰던 종전과 달리 지금은 그나마 많이 안정된 상태로 이젠 무조건 공급량만 늘릴 것이 아니라 낱개 포장으로 위생에 신경을 써야한다”며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들에게 마스크는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위생적이고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의 한 약국 관계자는 “언제부터인가 공적마스크 공급처에서 덕용포장 된 마스크를 보내고 있어 직원들이 라텍스 장갑을 끼고 일일이 2장씩 포장을 하느라 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일부 손님들은 위생문제나 가격을 놓고 항의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아예 덕용포장 마스크는 받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모든 책임을 일선 약국에만 떠넘기려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약국에서도 “낱개나 덕용 포장이던 약국 사입가는 1100원으로 똑같기 때문에 공급자인 공장 입장에선 당연히 덕용 포장의 생산 단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손님들의 항의나 문의가 잇따르면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어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도영 청주시약사회장은 “최근 들어 약국에 납품되는 공적 마스크는 덕용포장 된 KF80 마스크가 들어오면서 재포장으로 인한 인력부족과 손님들과 언쟁을 벌이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약국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낱개 포장된 KF94 마스크만을 요구하고, 소분 마스크는 안 가져가려해 약국마다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달청에서 일괄 구매해 지오영과 백제약품 등 유통업체를 통해 약국으로 공급하고 있는 공적 마스크는 정부가 마스크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제작시간과 비용을 줄여 낱개 포장보다 30%가량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는 덕용포장과 KF94보다 20~30% 더 많이 생산 가능한 KF80 마스크로 전환해 보급하고 있다. 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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