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진 음성 동성초 교사

박효진 음성 동성초 교사

[동양일보]2019년 대한민국에 멋진 스타가 나타났다. 한국교육방송공사(이하 EBS)의 펭수가 주인공이다. EBS의 야심작 펭수는 본래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로 알려졌지만, 흥미롭게도 그 인기의 진원지는 초등학생이 아닌 다 큰 어른이 차지했다.

펭수의 인기는 과연 우연일까? 그렇지 않다.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큰 관심을 몰고 다니는 펭수의 성공 비결에 대해 몇 가지 요인을 찾아보았다. 첫째, 펭수는 변화한 미디어 환경을 백분 활용하고 있다. EBS는 콘텐츠 송출에 유리한 지상파 채널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펭수는 최신의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지상파 채널과 동시에 온라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이로써 쌍방향 소통이 실시간으로 가능하게 되었고 시청자들은 댓글이라는 방식으로 펭수와의 거리감을 좁혀 나가고 있다.

둘째, 탈권위적 펭수의 태도다. EBS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배움을 통한 감동과 교훈이다. 배움을 위해서라면 무엇인가 격식을 갖춰야 하고, 위계가 있어야 한다는 관념도 있다.

펭수는 격식과 위계를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고 말한다.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펭수의 사이다 발언을 듣고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EBS는 지금까지 추구해 온 특유의 모범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함으로써 값진 결실을 얻었다.

셋째, 펭수에겐 자신감이 있다. 펭수는 자신의 라이벌을 펭수 자신이라고 말한다. “자신감은 자신에게 있어요. 아직 발견을 못 한 거예요. 그냥 거울을 보고, 나는 할 수 있다, 멋진 사람이라고 말하세요. 자신을 믿고 사랑하세요” 펭수가 전하는 메시지는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가 된다.

넷째, 펭수는 감정에 솔직하다. 좋은 것은 좋다고,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한다. 기쁠 때는 깔깔대고 웃으며 춤을 추고, 슬플 때는 주저앉아 울기도 한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일종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속 시원히 드러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람들은 펭수의 다양한 감정을 보며 공감하고, 치유 받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마치 소설이나 드라마가 주는 효과와도 비슷하다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펭수 인기의 비결은 바로 ‘펭수는 펭수’라는 점이다. 펭수가 자신을 소개할 때 자주 하는 말이다. “누구에게 무엇이 되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내가 누가 되기를 바라지 마세요. 자신만의 매력을 찾으세요. 그리고 상대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봐 주세요” 펭수는 자신이 가진 독특함을 유지하고 있고 시청자 역시 펭수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남과 다른 특별함이 인기의 비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면이다.

많은 이들은 펭수를 보며 우리 사회를 돌아본다. 틀에 갇힌 생각, 자기 비하, 타인에 공감 부족을 벗어나 탈권위, 자존감 회복, 타인 배려 등 긍정의 기운이 가득한 사회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펭수의 부드러운 털만큼이나 따뜻한 온기가 두루 퍼져 많은 이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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