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권 취재부 부국장 / 공주·논산지역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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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유환권 기자]지난 3일 공주시 신관초 앞에서 모 인터넷 방송이 미래통합당 정진석 후보를 초대해 총선 대담을 나눴다. 행사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정 후보 등장 전 방송 진행자들은 경쟁상대인 박수현 후보의 사생활을 놓고 조롱하며 히히덕 거리고 낄낄댔다. ‘싸구려 개콘’이었다. 방송을 듣던 공주시민들이 혀를 찼다.

“토 나오는걸 참았죠, 교활합니다, 역겹네요”

박 후보의 그 일은 법적으로 끝났다. 사랑해서 부부의 연을 맺고 가정도 일궈 행복하게 살고있다. 축하해줄 일이다. 그러나 후보의 과거를 검증한답시고 장난스럽게 난도질 하는 행위는 저질정치의 전형이다.

수준 낮은 대담에 염증을 느껴 현장을 떠난 사람들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공주 시민들을 얼마나 깔보고 무시했으면 서울서 내려와서까지 이런 3류 객담을 주절거리겠냐는 반발에서다.

방송을 의식한 듯 박 후보는 눈시울을 붉혔다. 6일 열린 유세에서 함께 나온 부인 김영미씨를 직접 소개하며 “아내를 사랑하는게 인간적으로 죄가 되나요, 제발 네거티브 하지마세요”라며 호소했다. 평소 자존심 강한 ‘직진성향’의 박 후보로서는 눈물겨운 당부였다.

동정의 박수가 터졌다. ‘역풍’을 감지한 정 후보 캠프에선 패착을 두려워 하는 분위기다. 피 말리는 데스매치에서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선거는 민주주의가 다같이 마시는 공동우물이다. 생명수에 침뱉는 악성 네거티브는 정의를 골병들게 만드는 주범이자 ‘정치 좀비’다.

박 후보측은 그래도 ‘팃포탯(받은 만큼 되갚기)’ 전략은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을 믿기에 ‘저주의 주문’을 부를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과거 반대론자들로부터 ‘성난 흑인여자’라는 비하를 들었던 미국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한 말이 감명으로 남는다.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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