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온라인 개학'에 중1년생들 "교복 입지도 못하고 여름 맞나"

청주 오창읍에 거주하는 중학교 신입생들이 온라인 개학에 따라 교복을 입지 못하고 있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사진관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새로 맞춘 교복 입고, 새로 산 가방 메고 학교에 가고 싶어요. 옷장에 걸려 있는 교복은 언제 입어 볼 수 있을까요? 곧 여름이 올텐데…” 

출산 붐이 일었던 황금돼지 해에 태어난 2007년생들이 중학교 1학년이 된 2020년, 이들은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입학식도 하지 못한 채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이했다. 

새로 맞춘 교복을 입어보지도 못한 채 결국 온라인으로 중학교에 첫 발을 내딛게 된 이들의 아쉬운 마음은 다른 선배 학생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학부모 박모(42·청주 산남동)씨는 “아이가 심심하면 옷장에 걸린 교복을 쳐다보며 한숨을 쉰다”며 “아직 초등학생 티를 벗지 못해서인지 어린 마음에 새 교복을 무척 입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귀띔했다. 

중학교 1학년의 온라인 개학은 오는 16일이지만 학생들이 등교하는 개학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이에 따라 올해 중학교 신입생들이 지난 1월에 맞춘 동복 교복을 입고 등교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하복 입는 시기는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통 5월 중순이면 여름 옷을 입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 급격한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 가운데는 입어보지도 못한 교복의 길이가 짧아져 수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고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살이 찌는 바람에 새 교복이 작아져 속상하다는 웃지 못할 사연도 발생하고 있다. 

이모(14·청주 주성중)군은 “명절에 세뱃돈 받은 것과 합쳐 부모님을 졸라서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의 책가방과 운동화를 사놓고 입학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당시만 해도 코로나19 같은 사태가 발생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흰 운동화에는 먼지가 쌓이고 옷장에 있는 교복은 작아졌다”고 하소연했다. 

아이들은 교복을 입고 셀카를 찍거나 삼삼오오 모여 교복 입은 사진을 서로 찍어 주기도 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다. 학생증을 만들기 위해 미리 교복을 입고 찍어 놓았던 증명사진을 아직 학교에는 제출하지 못했지만 친한 친구들과 나눠 갖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입학식 없이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다 보니 졸업식 때나 볼 수 있는 기념촬영도 이어지고 있다. 오창읍에 1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신예준 군 외 3명은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함께 최근 기념촬영을 했다. 양청중과 각리중으로 각각 진학한 이들 친구들은 온라인 개학에 교복을 입어보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기념촬영으로 달랜 셈이다. 

학부모 신모(39·청주 오창읍)씨는 “입학식도 없이 개학을 맞게 된 아이가 아쉬워하기도 하고 교복도 너무 입어보고 싶어해서 동네 친한 친구들과 함께 사진관에서 가서 기념촬영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연모(14·청주 양청중)양은 “초등학교 때 교복 입고 등교하는 중학생 언니 오빠들을 보면서 부러웠는데, 교복이 있어도 입을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빳빳한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메고 학교에 가보고 싶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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