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원치 않는 일이지만 현실로 다가온 사상 초유의 학생 온라인 개학.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16일에는 중·고 1∼2학년, 초등 4∼6학년, 20일은 초등학교 1∼3학년이 순차적으로 원격수업을 시작한다.

학교마다 컴퓨터를 점검하고, 접속과 강의방식 등 다양한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사실 공부라는게 원래 묘해서 혼자보다는 여럿이 같이 해야 효과가 있다. 개인차는 있지만 다같이 둘러 앉아 공부를 하다보면 그 ‘집단의 분위기’에 묻혀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수백명이 각자의 자리에서 다같이 모여 공부하는 도서관의 모습을 보자. 숨소리와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그곳의 숙엄함은 공부의 진가를 보여주는 ‘클라쓰’다.

그래서 교실에 한데 모여 공부하는 일반 모습과 달리 집에서 홀로 해야 하는 온라인 강의는 왠지 어색하고 낯설다. 공부도 잘 안될 것 같다.

학년 교체로 담임선생님도 바뀌고 급우들도 바뀌었을텐데 온라인으로 얼굴을 봐야 하니. 또 불가피한 조치이다보니 예행연습도 충분치 못했고, 어디에선가 부족한 부분, 어설픈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지금 이 상황은 가장 엄중하고 불가피하다. 설령 아무리 철저히 준비한다고 해도 시행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작용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번도 해본적 없고, 그렇다고 피할수도 없는 일이며 처음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이겨내야 한다. 불가피한 미숙함과 부족한 부분을 이겨내고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교육 수요자 모두 이해하고 보듬으며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앞서 원격수업을 진행해본 시범학교가 있었으므로 그곳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서로 공유한다면 그것도 모두에게 큰 보탬이 될걸로 본다.

‘1만 커뮤니티'라는게 만들어진 것도 훌륭한 대처다. 전국17개 시·도 대표 교사, 교육부·교육청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로 구성됐다고 하니 충분한 토론과 해결책을 내 놓으면 큰 힘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핵심적으로 중요한건 학습의 질과 평가의 공정성이다. 학부모와 일선 교사, 교육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주문한 것이기도 하다.

교육부가 모든 원격수업에 대한 평가는 등교 이후 지필 평가로 하는 걸 원칙으로 세운 만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참여도와 이해도 등을 반영하는 수행평가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가 객관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사이버 강의이다 보니 접속끊김, 저속, 데이터 망실 등 적잖은 부작용이 따를수 있다. 이런 문제에 대비한 교육장비 AS에 대한 대비도 학교마다, 지역마다 제대로 준비해 둬야 한다.

특히 앞으로 이번 코로나19같은 사태는 얼마든지 자주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교실'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수 있다.

그래서 이번 사이버 교육을 교육계와 학교, 학생, 학부모 모두는 미래에 대비한 중요 과정으로 여기며 실행해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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