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대표 “호남 미래 첨단 중심지 육성” 약속
통합당 “충북도민 무시”·민주당 “정쟁 아닌 협력 절실”
충북도 “정치권 이슈 NO… 내달 7일 최종평가에 최선”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의 방사광가속기 전남유치 발언이 충북과 호남지역에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8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주재한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와 'E-모빌리티 신산업 생태계'를 광주와 전남에 구축하도록 하겠다. 호남을 미래 첨단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나주를 포함해 청주 인천 춘천 등 전국 5개 지자체가 치열하게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지지 발언은 전남도나 나주시 입장에서는 천군만마였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치 경쟁의 강력한 라이벌인 충북 정치권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미래통합당 충북도당은 “각 자치단체에서 치열하게 유치경쟁을 펼치는 사업에 대해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전남유치를 약속했다는 언론보도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감한 선거철에 특정지역에 가서 유치를 약속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날뿐더러 충북도민을 무시하는 한심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은 기자단에 긴급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의 발언을 수정했다.

비서실은 “이해찬 대표가 발언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와 ‘E-모빌리티 신산업 생태계’를 광주와 전남에 구축하도록 하겠다’는 발언은 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충청북도와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괄호 부분의 발언이 생략된 것이므로 이를 감안해 보도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해명했다.

여당 대표의 발언이 한나절 사이에 번복되면서 그동안 방사광가속기 유치작업에 총력을 기울여 왔던 광주·전남 지역사회는 허탈감과 함께 여당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주에서도 전날에 이어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청주권 미래통합당 후보 4명은 9일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적극 나서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KTX세종역 주장 등 사사건건 충북 현안에 초를 친 인물이 또 충북을 홀대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있다"며 "필요하다면 여당과 협의를 통해 어떤 협조라도 실행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당혹스럽기는 민주당과 충북도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충북도와 청주시,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함께 가장 먼저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오창은 배후 산업지원을 위한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고 입지면에서도 최적지”라고 강조한 뒤 “지금은 정쟁이 아닌 협력이 절실하다.“차세대방사광가속기 충북 유치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함께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북도 관계자도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금껏 주창해 온 것처럼 일관되게 방침을 유지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유치의향서 접수한 과기부는 오는 29일 유치계획서 접수, 5월 6일 발표 평가, 5월 7일 현장확인과 최종평가를 하게 된다.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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