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미사 중지…개신교 현장예배 참석률 낮아

청주 청원구 소재 한 교회에서 12일 부활절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부활절임에도 예배에 참석한 신자들이 적어 쓸쓸한 풍경이 연출됐다.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연장된 가운데 12일 부활절을 맞이한 충북도내 성당과 교회에 쓸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7주째 중지하고 있는 천주교는 부활 대축일과 관련된 어떤 행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각 성당 입구에는 여전히 ‘교구 지침이 있을때까지 미사를 중지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부활 대축일 미사가 평화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 진행되면서 대부분의 천주교 신자들은 각 가정에서 부활절을 보내는 분위기다.

개신교는 부활절을 맞아 많은 수의 신자들이 현장예배에 참석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교회의 경우 현장예배에 참석한 신자가 눈에 띄게 적어 신자들끼리 띄어 앉을 수 있는 거리가 자연스럽게 확보됐다.

올해 부활절은 교회 입구에 부활 달걀 대신 손소독제와 마스크, 체온계가 비치됐다. 대형교회에는 열화상 카메라도 등장했다.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교회에 들어가려면 명단 작성을 해야 했고 교회 신자가 아니면 출입이 금지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체온을 재고 마스크를 쓰고 눈인사만을 한채 교회 안으로 향했다. 축제 분위기 속에 진행되던 예년의 부활절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A교회의 부활절 예배 안내를 맡은 B씨는 “코로나19 사태 전 평소 주말이라면 이 시간에 드리는 예배에 700명 정도가 참석하는데 이번 주는 부활절인데도 불구하고 100명 정도의 신자들이 왔다”며 “부활절을 맞이한 교회의 모습이 마치 병원이나 관공서 같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쓸쓸한 부활절을 아쉬워하는 신자들과 달리 부활 현장예배로 인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 11일 충북도가 도내 개신교 교회 2075곳의 부활절 예배 진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도내 교회 61%가 현장예배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전 주말인 지난 5일에 현장예배를 한 교회 730곳(35%)에 비해 부활절인 12일에는 539곳이 더 현장예배를 하기로 한 것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부활절이 혹여 코로나19 방역에 변수가 될까 11개 시·군과 함께 현장예배를 연 교회를 대상으로 방역 지침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며 “대부분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게 잘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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