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도심 속 전원학교 ‘청주 북일초’

청주 북일초 학생들이 새롭게 조성된 ‘라온숲 놀이터’에서 각자 만든 팻말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순희 교장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청주 북일초(교장 강순희)는 7학급 전교생 50명의 작지만 강한 도심 속 전원학교이다.

1941년 5월 27일 청주시 주중동에서 첫 문을 열어 올해 75회까지 8200여명의 지역 인재를 길러냈다.

교직원과 학부모, 지역사회가 한마음이 돼 사랑과 꿈을 키우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2019년 초록학교만들기 운영학교로서 ‘초록에 물들다’ 주제로 학생 주도의 초록배움과 초록실천을 통한 환경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대단하다.

교육공동체 모두 개인 텀블러와 손수건 쓰기, 분리수거 제대로 하기 등 환경을 위한 작은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한다.

●초록학교 만들기 크고 작은 변화

첫 번째, 눈에 띄는 곳은 화기애애한 학교 내 텃밭(1650㎡)이다. 아침마다 작물을 돌보러 온 학부모님과 학생들, 선생님들로 북적인다. 토마토, 고추, 가지를 수확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수확한 작물도 함께 나눠 갖는다.

2019년부터 텃밭의 절반 면적을 유치원을 포함한 전교생을 대상으로 희망하는 가정에 한해 가족분양 텃밭으로 운영하고 있다.

총 42세대 중 17세대가 참여, 한 고랑씩 맡아 20여 종의 다양한 작물을 길러낸다. 남은 텃밭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텃밭 교육 활동을 위해 학급별로 재배한다.

텃밭을 이용한 교육 활동은 7년 전부터 시작됐으나 적은 학생 수에 비해 넓은 텃밭 운영이 만만치 않았고, 재배하는 작물의 종을 다양하게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 가족분양 텃밭을 운영하면서,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고 함께 초록활동을 실천하며, 학부모와 소통하는 창구로서 톡톡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울창한 학교숲 인기

북일초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한 울창한 학교숲(760㎡)이 인상적이다. 약 400m 정도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고, 아름다운 야생화와 나무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은 여느 수목원 부럽지 않은 곳이다.

지난해 ‘자연학습장’, ‘쉼터’, ‘둘레길’을 넘어 새로운 이름을 하나 더 달았다. 바로 ‘라온숲 놀이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창의적 체험 활동 중 학교숲 자유탐구 시간을 할애해 학년별 10시간씩 학교숲 체험고 밧줄놀이 교육을 펼쳤다. 자연을 해치지 않으며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를 마음껏 하며 아이들도 숲도 커가고 있다.

자연에서 아이들의 말은 시가 되고, 아이들의 몸짓은 작품이 된다. 해먹에 누워 나무들 사이로 하늘을 본 박소영(4학년) 학생은 “하늘을 보고 있으니 천국에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환경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을까에 대해 교사들은 끊임없이 고민했고, 자연에서 행복한 경험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자연에서 행복한 경험을 쌓고, 자연에 애정과 책임을 갖는 시간이 자연 사랑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 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숲에 가자, 숲을 보호하자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숲에 가고, 숲을 돌보며 함께하고 있다.

●활기 넘치는 교실

교사의 목소리보다 아이들 이야기가 더 잘 들리는 교실, 바로 프로젝트 수업 덕분에 교실은 항상 활기로 넘쳐난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환경 관련 수업을 학생 중심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급마다 학생들이 정한 주제를 갖고 열띤 배움을 진행 중이다.

6학년은 교내 에너지 절약실태를 조사하고 UCC를 제작, 전교생 대상 상영회를 가졌다. 1·2학년은 통합교과와 연계해 ‘아나바다장터’를 주관했다.

3·4학년은 흙 보존 시설물 만들기 관련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열띤 토론과 시설물 제작을 했고 5·6학년은 업싸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 플라스틱 병뚜껑을 이용한 협동작품 ‘꿈꾸는 나무’를 완성해 전시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뽑은 가장 뿌듯한 프로젝트는 ‘환경사랑 벽화그리기 프로젝트’. 지난해 9월 30일~10월 10일 3~6학년 대상으로 실시한 프로젝트 수업.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무엇을 그릴지 구상부터 제작까지 모두 학생들이 함께 해 학교의 허름한 창고를 가장 아름다운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1·2학년 동생들의 고사리손도 함께했다. 동화처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행복한 우리의 모습을 담았다.

이런 수업이 가능했던 것은 ‘함께 초록에 물들다(함.초.물)’ 전문적학습공동체가 함께 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월 2회 정기적으로 수업에 대한 고민과 공동연구를 함께하면서 환경교육에 대한 자신감과 역량을 키워나갔다.

강 교장은 “환경이라는 주제 안에 다양한 교과가 통합된 깊이 있는 배움이 일어나고, 그 배움이 실천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학생은 실천적 학습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록학교를 통해 교육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하나됨을 경험했다”며 “충북 내, 우리나라 전역에 초록학교의 초록바람이 거세게 불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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